일본 9대 전자·정보기술(IT)업체의 지난 1분기(4∼6월) 실적집계 결과 디지털가전부문 호조 여부가 실적의 명암을 뚜렷하게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
LCD TV, PDP TV, DVD리코더 등 첨단 디지털가전에서 강세를 보이는 마쓰시타, 샤프 등이 쾌재를 불렀고 이 분야에서 열세를 보인 소니, 히타치, 후지쯔 등은 장기 침체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표 참조
◇샤프·마쓰시타·산요, 즐거운 비명=세계 LCD TV 공급 1위인 샤프는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140억엔(14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떠오르는 수익원인 LCD TV가 4∼6월 기간중 26만대나 팔리며 매출규모도 100% 증가한 284억엔을 기록했다.
가전의 왕자 마쓰시타 역시 PDP TV에서 67%, DVD플레이어에서 39%의 비약적 성장을 기록하며 27.4%나 영업이익이 늘었다.
산요전기 역시 고기능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를 앞세운 AV·정보통신기기에서 무려 62%나 늘어난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이며 백색가전부문의 적자를 메웠다.
◇위축세를 보인 소니와 히타치=반면 TV의 명가 소니는 TV사업에서 대량의 적자를 내는 등 장기 침체의 우려를 더해줬다. 4∼6월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98% 줄어든 11억엔에 그쳤다. 소니는 뒤처진 LCD TV, PDP TV, DVD리코더를 전략상품으로 정하고 올 하반기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후지쯔와 도시바는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각각 378억엔, 368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자 IT업계 매출 1위 업체인 히타치는 지난해 흑자(137억엔)에서 올해 337억엔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이들 ‘빅9’간 디지털가전 쟁탈전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CD TV 시장에서 ‘1위 샤프 vs 도전자 소니’, PDP TV에서 ‘마쓰시타·히타치·파이어니아 3강 대결’이 주목을 끈다. 또 DVD리코더 시장에선 50% 점유율을 넘어 1위를 굳히겠다는 마쓰시타와 이에 맞서는 도시바, 파이어니아간 경쟁이 주된 관심사다.
한편 디지털가전의 성장을 바탕으로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분야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도시바의 전자디바이스부문 영업손익은 지난해 61억엔 적자에서 올해 70억엔 흑자로 반전했다. 또 NEC 전자부품 부문도 지난해 적자에서 영업흑자로 반전에 성공, 9월 중간결산에서 180억엔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