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실직자 울리는 자격증 과대광고

 오는 9월 시행되는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비롯해 자격증 취득을 위해 시험을 대비하고 있는 수험자들이 곳곳의 도서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실직한 가장과 실직 남편을 둔 아내들의 자격증 취득 열기가 높다고 하니 작금의 경기불황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쓸쓸하기만 하다.

 이를 반영하듯 신문과 잡지 등에서도 각종 자격증 광고문구가 현란하다. 이들은 해당 자격증이 21세기에 가장 전망이 밝은 자격증이어서 이를 취득하면 취업이 100% 가능한 것은 물론 무조건 고소득이 보장되고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또 수년에 걸쳐 제대로 공부를 해야 합격할 수 있는데도 소개해준 교재를 사용하면 한두달만에 무조건 합격할 수 있는 양 미사여구를 동원해 허위과장광고를 서슴지 않는 등 수험생을 현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장광고에 솔깃해진 수험생들은 막무가내로 자격증 따기에 혈안이 되곤 한다.

 특히 일부 광고는 민간자격증을 일단 취득해놓으면 차후에 국가자격증 또는 공인 민간자격증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경우도 있다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취직을 하고 또 직장생활을 하는 데 있어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획득한 자격증을 제대로 한번 써먹지도 못하고 장롱속에 시장시키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 가.

 대부분의 광고를 보면 시험요강과 수험대책을 소개하면서 수험정보가 합격의 비결이라고 적어놓고도 정작 수험생에게 가장 필요한 시험과목조차도 제대로 제시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장삿속에만 혈안이 돼 정작 수험생이 꼭 필요로 하는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시험과목, 시험 시행방법 등의 수험정보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것이다.

 자격증시험 대비 광고라면 다른 것은 몰라도 최소한 어떤 과목을 시험보는지 제시하는 것이 수험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오랫동안 해당 자격시험을 대비하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시험과목 정도는 알고 있을지 모르나 처음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을 위해서나 또 해당 자격시험이 신설돼 첫 시험인 경우라면 최소한 시험과목은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바라건대 지나친 과대광고로 수험생을 사로잡으려들지 말고 수험생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해 수험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길 바란다. 정부당국도 실직자들을 울리는 허위과장광고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지도, 계몽과 단속에 나서야 할 것이다. 수험자 역시 자격증 광고에 대해서 문구 하나하나를 꼼꼼히 확인해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박동현·서울 관악구 봉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