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임베디드 SW시장 양보 못해

리눅스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기업 네트워크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에 도전해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이제는 리눅스 업체들이 가전분야에서도 똑같은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들이 이번에 도전할 대상은 MS가 아니라 지난 20년 동안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앨러미다 소재 윈드리버시스템스다.

 그 중에서도 윈드리버시스템스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 업체는 가전·통신제품과 전문 프로그래머용 리눅스 소프트웨어를 생산하고 있는 지난 99년 설립된 서니베일 소재 몬타비스타소프트웨어.

 과연 리눅스 업체가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 가전시장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몬타비스타 짐 레디 최고경영자(CEO)는 그렇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몬타비스타는 결코 인터넷 거품과 함께 사라진 하루살이 리눅스 업체가 아니다.

 몬타비스타는 인텔, IBM, 소니, 도시바, 마쓰시타사업부 파나소닉 등 기라성 같은 대기업들로부터 6500만달러를 지원받았다.

 레디 CEO 자신도 무려 22년 전인 지난 81년 레디시스템스를 설립한 이후 줄곧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근무해 왔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산업용 장비 및 소비자 제품 내부에 보이지 않게 설치돼 이들 기기의 작동을 지시하는 일종의 ‘두뇌’라고 할 수 있다.

 레디시스템스는 초창기에 헌터&레디라고 불려졌다. 이 회사가 만든 소프트웨어는 윈드리버의 임베디드 운용체계인 ‘Vx웍스(VxWorks)’의 기초가 됐으나 정작 레디시스템스는 윈드리버만큼 성공하지는 못했다.

 레디시스템스는 마이크로테크리서치와 합병한 뒤 지난 95년 멘터그래픽스로 매각되는 등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레디 CEO는 “윈드리버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의 정상에 선 것은 자신들의 공이긴 하지만 임베디드 컴퓨팅 업계의 구도는 리눅스에 의해 변화되고 있다”며 “리눅스는 현상을 변화시키는 기술이 무엇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리눅스는 가전제품 시장에서 단지 기업시장에 비해 1∼2년 정도 뒤졌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몬타비스타는 리눅스 커뮤니티가 개발한 코드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에 가전제품 수요에 맞는 기능을 추가한다. 몬타비스타가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리눅스를 비디오 제품이나 로봇 등 각종 기기에 내장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만큼 신뢰할 만하고 ‘실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기기들이 네트워크화되고 처리하는 컴퓨터 작업이 다양화되면서 리눅스가 사용되는 기기도 늘고 있다.

 몬타비스타의 소프트웨어는 파나소닉의 광대역 TV 튜너나 소니의 코쿤 디지털 녹화기, 모토로라의 최신 다목적 A760 휴대폰,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만든 인체 크기의 가사 도우미 로봇 ‘와카마루’ 등 다양한 제품을 작동시키는 데 사용되고 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