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홍보의 본질은 벤처

 벤처기업들은 홍보에 늘 어려움을 호소하곤 한다. 최근 벤처기업 홍보담당자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 벤처 홍보업무의 최대 애로사항으로 홍보 스킬 부족을 꼽는다. 벤처기업의 특성상 홍보담당자 대부분이 체계적인 홍보업무 교육이나 경험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필자는 당장 홍보업무 스킬에 앞서 ‘신뢰와 성실’이 우선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킬은 그 다음이다. 혹자는 신뢰와 성실이 홍보와 무슨 관련이 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홍보는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과 관련된 의사소통의 심장 또는 수문장 역할을 담당한다.

 만일 인체에서 심장이 쉴 새 없이 작동하면서 몸의 구석구석에 건강한 피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으면 사람은 건강을 잃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될 것이다. 홍보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대내외 환경속에서 성장하도록 끊임없이 건강한 의사소통의 통로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홍보담당자들이 성실한 자세로 기업 대내외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편으로 치열한 비즈니스 환경속의 벤처기업에서 홍보담당자들은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필자는 벤처기업에서 홍보야말로 진정한 벤처정신을 실현하는 업무라고 본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홍보의 역사를 살펴보면 홍보가 벤처정신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근대 홍보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미국의 아이비 리가 1906년 대형 철도사고 직후 종래의 은폐적인 관행과는 달리 취재기자들에게 현장을 공개하고 사실을 진실되게 알린 후 오히려 기업 이미지 상승과 장기적 기업성장으로 이어졌다. 이렇듯 홍보는 모험과 위기로부터 빛을 발한다. 따라서 벤처가 모험기업이듯이 홍보의 본질은 곧 벤처다. 피상적으로 보면 홍보는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똑같은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홍보는 그만큼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는 새롭고 모험적인 업무다. 그렇지만 벤처기업 홍보담당자들은 전담부서가 없거나 예산 및 인원부족, 사내 홍보의식 부재, 언론의 무관심 등 여러가지 면에서 대기업과는 달리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 홍보는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말 듣기 십상이지만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더욱 치열하게 도전해야 한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는 마음가짐이 요구된다.

 벤처기업의 홍보역량 제고를 위한 몇가지 제언을 간단히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벤처기업은 기업이미지(CI), 브랜드이미지(BI), CEO이미지(PI) 등이 주요 고민일 것이다.

 모두 한꺼번에 잘하고자 조급한 마음을 갖기보다는 각 기업의 홍보적 강점을 찾아 한곳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둘째, 벤처기업의 규모가 작더라도 홍보담당자가 대내외 홍보업무의 전반적 책임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CEO 중심으로 홍보담당자가 전사적 관점에서 소신있게 홍보업무를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홍보담당자는 직급에 관계없이 회사 전체의 흐름을 알기 위해 경영회의 등 주요 회의에 참석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벤처는 전직이 홍보맨이라는 공감대를 가져야 한다.

 셋째, 벤처기업은 홍보기획 아이디어를 잘 활용해야 한다. 탄탄한 수익모델을 가진 기업도 인지도가 낮아 대외홍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한 이벤트, 트렌드성 기획기사 발굴 등부터 실시하는 것이 좋다. 정도를 벗어난 홍보는 금물이다. 어느 정도 성장한 벤처기업은 홍보가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를 대외홍보에 활용하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제 홍보는 제5의 경영자원이라고 할 정도로 경영에서 그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다. 따라서 벤처기업일수록 무한한 아이디어의 창조가 가능한 홍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다만 언론기사 하나 잘 나오는 것에 연연해하지 말고 신뢰와 성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폭넓은 장기적 시야에서 홍보업무에 정진해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벤처의 홍보담당자들이 오피니언 메이커로 성장하는 데 있어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다.

 

◆박근우 벤처홍보네트워크회장 KeunwooPark@ahn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