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국내 정보기술(IT)산업의 수출액과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월간 실적으로 최대치를 돌파했다.
정보통신부는 7월 IT 수출입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3% 증가한 48억8000만달러, 수입은 32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총 16억2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이 같은 수출규모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47억4000만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에 달한 것으로 무역수지 흑자폭 또한 올들어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올들어 IT 수출 및 흑자 규모가 계속 둔화되는 양상이었으나 지난 6월부터 회복세로 반전된 뒤 7월에는 최고치를 경신함으로써 앞으로 국내외 IT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을 향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정통부 측은 “사스 악재가 소멸되면서 중국·아시아 등 주요 수출대상국과 교역이 활발해진 데다 조업일수 증가와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최고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역시 전체 IT 수출비중의 60%를 상회하는 반도체·이동전화단말기·모니터 등이 모두 호조세를 보여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반도체는 최근 D램 가격 상승과 중국시장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총 16억80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 연초의 부진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미국·EU가 하이닉스에 대한 D램 상계관세 부과 조치를 취할 경우 반도체 수출시장 전반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동전화단말기는 중국의 소비심리 회복과 북미지역(cdma2000 1x) 및 유럽지역(GPRS)의 신규 서비스 확산으로 교체수요가 급증, 총 10억80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해 상반기 동안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PC·모니터 등 정보기기는 데스크톱PC의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노트북PC·모니터 등의 꾸준한 수요증가에 힘입어 9억50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고, 디지털TV 등 방송기기도 미국·유럽시장 수출호조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2억1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전략지인 아시아시장에서 사스가 사라진 지난달 작년 동월 대비 38.1% 신장된 28억3000만달러에 육박, 전체 수출실적의 57%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시장에서 또한 금리인하·감세조치 등 잇단 경기부양책 덕분에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5% 오른 9억60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보였다.
정통부 관계자는 “세계 경제의 회복과 중국의 IT 지출 증가 등에 힘입어 IT 수출여건이 꾸준히 호전될 것”이라며 “다만 하이닉스에 대한 미국·EU의 상계관세 부과 조치와 환율 동향이 하반기 IT 수출전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