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업체,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여라"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여라.’

 국산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이 생산공장 축소 및 이전, 사업부 슬림화, 인력 재배치 등의 구조조정에 나서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의 파고를 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몇몇 VDSL업체들을 제외하고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계속되면서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부 이들 업체는 특히 생산단지 매각은 물론 대규모 감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을 동원, 수익구조 맞추기에 나섰다.

 ◇생산공장이 부담스럽다=제품을 제조하는 생산공장은 장비업체들에는 핵심시설 중 하나. 하지만 최근 시장상황이 악화되고 매출 및 수익이 감소함에 따라 막대한 유지비용이 들어가는 생산공장은 부담스런 존재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는 공장건물을 매각한 후 다른 생산라인을 임대하거나 아예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텔슨정보통신이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생산공장을 매각했으며 최근에는 맥시스템이 공장매각 후 제조원가가 저렴한 중국 베이징지역의 하이로공단을 임차하기로 결정했다.

 ◇사업부 재배치=장비업체들은 특성상 연구소, 생산본부, 영업 및 기획부서 등을 각기 다른 지역에 두고 운영해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다보니 중소기업 입장에서 건물 임차비용 부담증가는 물론 업무효율성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요소가 없지 않았다. 코어세스의 경우 지난달 서울 본사 사옥에 위치한 연구소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코어세스웍스 공장으로 이관, 연구 및 생산시설을 통합했으며 더 나아가 본사에 남아있는 마케팅 및 기획부서 이관도 고려하고 있다.

 ◇몸집 줄이기=경기가 좋지 않을 때 기업이 가장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몸집 줄이기. 감원은 물론 사업부를 축소해 회사 유지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 방법을 통해 가장 큰 효과를 본 곳은 기가링크. 기가링크는 지난해 한때 부도설이 나돌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지난 1년간 종업원의 절반 이상을 감원하고 사옥을 축소하는 몸집줄이기를 통해 올들어서는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최근에는 ADSL장비업체인 일륭텔레시스가 지난 3월 새 대표이사 취임 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장홍인 일륭텔레시스 사장은 “전반적으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예년과 같은 사업규모를 유지하기는 힘들다”며 “앞으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