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개혁이 화두인 사회에 살고 있다.
YS, DJ정부에 이어 현재의 참여정부에 있어서도 국정의 최우선과제를 개혁에 두고 있다. 과거의 정치체제나 사회제도가 잘못된 점이 많았기에 개혁을 통해 바로잡자는 의도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우리 개혁이 현실 문제를 부각시키는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것을 미래와 연결시키는데는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개혁과 실패한 개혁의 차이점은 개혁이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였느냐에 달려 있었다.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최근의 러시아와 중국의 개혁을 비교해보면 그 답은 분명해진다.
지난 80년대 사회주의의 폐단을 시정하기 위한 러시아의 고르바조프 개혁은 개혁을 통한 미래사회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기에 소련연방의 해체와 동구 사회주의국가들의 몰락만을 자초하였다.
반면, 동시대의 중국의 덩샤오핑 개혁은 흑묘백묘론을 내세우며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였기에 오늘날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시킨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개혁을 미래사회를 위한 준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지난 10년의 개혁이 과거의 모순과 불합리를 시정하기 위한 마당이었다면, 앞으로 5년의 개혁은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며 국민의 적극적인 동력을 이끌어내는 마당이 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디자인이 없는 개혁은 창조와 발전이 없는 과거의 시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식정보사회가 거세게 다가오고 있다.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넘어가는 이 시대는 기존의 낡은 시스템을 버리고 새로운 시스템에의 적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의 개혁이 성공하려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그것은 바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창출하여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년 50만명의 신규 인력이 사회로 쏟아져 나오고 있고 기업의 구조조정과 제조공장의 중국이전에 따른 산업공동화로 기존인력들이 퇴출되고 있다. 청년실업과 사오정세대가 회자되는 사회, 안정적인 일자리가 보장이 되지 않는 사회에서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산업사회에서 고속도로 주변에 다양한 공장을 세워 일자리를 창출했듯이,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정보고속도로 주변에 일자리를 창출시켜야 한다. 다행히 우리는 초고속통신망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화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미래산업의 꽃인 벤처산업의 부양, 모바일과 콘텐츠시장의 활성화, 전통산업과 IT의 접목 그리고 IT 기반하에 BT, NT, ST, ET 등 미래산업을 육성시켜야 한다.
아울러 지식정보사회에 맞는 미래형 직업을 양산시켜야 한다. 벤처형농업, 고령화사회에 대비한 실버산업, 맞벌이 부부에 필요한 탁아산업 등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직업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95년 이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뛰어넘어 2만달러 시대로 도약하고, 톱10의 선진국에 진입해야 할 시대적인 사명을 가지고 있다.
이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개혁의 최우선 순위는 바로 일자리 창출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살맛나는 사회에서만 개혁은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남궁석 국회의원 arira@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