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정보기술(IT)이 결합하면 달리는 자동차가 바로 집무실이 된다. 이른바 텔레매틱스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최근 자동차의 용도도 크게 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텔레매틱스 응용분야는 24시간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뉴스속보와 음악청취, 전자상거래 등을 모두 ‘원클릭’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미국 자동차회사 GM이 미국 GM 자동차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온스타’를 꼽을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불의의 재난을 당했을 때 이를 자동으로 통보해주는 것은 물론 도로안내와 호텔과 식당예약 등을 할 수 있다. 이에 힘입어 온스타 가입자는 최근 200만명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BMW가 최근 선보인 경주용 자동차(스포츠카) ‘Z4 로드스타’는 블루투스, WiFi 등을 장착해 초고속인터넷 기능까지 추가했다. 여기에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상에서 교통정보 등을 확인하는 주행안내시스템까지 갖췄다. 흔히 n세대로 불리는 20∼30대 젊은 직장인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FT는 특히 자동차 안에 설치된 각종 전자장치들을 연결하는 복잡한 전기배선을 없앤 블루투스와 이동중에도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WiFi를 장착,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국 XM새틀라이트가 제공하는 디지털위성라디오방송도 6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위성라디오방송은 무려 100여개 채널을 통해 뉴스와 음악, 시사토론 등을 무제한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재난방지보다는 오락에 초점을 맞춘 텔레매틱스 서비스로 최근 미국 운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최근 자동차와 IT를 결합시킨 자동차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도링이 최근 2600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6%의 응답자들이 앞으로 신차를 구입할 때 응급재난방지 및 인터넷검색 등을 위해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도링의 릭 키니 부사장은 “올해 미국에서는 200만대가 넘는 텔레매틱스 시스템이 판매될 것”이라며 “(텔레매틱스 관련분야가) IT불황을 극복할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BMW 통신담당 부사장 조킴 괴델은 오는 2007년 판매되는 자동차 가운데 약 20%가 블루투스 기술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0년을 전후해 IT분야 새로운 킬러앱으로 떠올랐다가 최근 시들해진 블루투스가 자동차라는 ‘어장’을 만나 새롭게 부활할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