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컴퓨터업계 거인 휴렛패커드(HP)가 노트북컴퓨터, 프린터, 디지털카메라 등 100여종이나 되는 사상 최대의 신제품을 발표하며 대대적 홈엔터테인먼트 시장 공세에 나선다. 특히 이들 제품은 HP가 새로 개발한 설계(디자인) 기술을 적용, 보다 긴밀한 연계성과 함께 매우 쉬운 사용법을 구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HP는 뉴욕에서 11일(이하 현지시각) 열린 ‘HP월드 2003’ 행사에서 업그레이드 및 신제품 등 총 100여종의 각종 홈엔터테인먼트 기기들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마케팅 캠페인에 나설 방침이라고 선언했다. 이 행사는 15일까지 5일간 계속된다.
HP는 이번 신제품 발표가 사상 최대 규모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빅뱅2(Big Bang2)’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작년에 자사의 최대 효자사업 부서인 이미징&프린터 부문을 대대적으로 재편하면서 HP는 처음으로 ‘빅뱅’이라고 거론한 적이 있다.
프린터&이미징 시장 강자인 HP는 그동안 ‘매우 단순하고 연계성이 뛰어난(Radically Simple, Better Together)’이라는 전략아래 프린터·디지털카메라 같은 각종 주변기기와의 컴퓨터의 연계성을 높이면서 사용은 매우 쉬운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왔는데 이날 발표된 제품들은 모두 이 전략에 부합되는 것들이다.
실제 새 제품들은 보다 쉬워진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시큐어 디지털’이라는 디지털 메모리카드를 기반으로 해 연계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번 행사에는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여러 HP 고위경영자들이 이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HP의 새로운 도약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한편 HP의 이번 노력은 리먼브러더스·골드만삭스·살로먼스미스바니 등 여러 세계적 투자은행들이 오는 19일 발표되는 HP의 분기 실적에 대해 잇달아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들 기관은 HP의 유럽 및 일본 판매가 부진한 점을 들어 HP의 3분기 예상 매출액을 최근 속속 하향 발표했다. 이와 관련, 리먼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 댄 닐스는 “HP가 유럽과 일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5, 6월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했으며 7월에 들어서야 개선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닐스는 HP의 이번 ‘빅뱅2’ 선언이 HP의 4분기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덧붙였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