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요금인하 문제가 통신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매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시민단체 등이 휴대폰 요금인하를 요구해온 데다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요금인하를 주요 현안으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시장이 포화돼 추가 요금인하는 통신시장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 논리를 내세우고 있으나 현 분위기로는 ‘요금인하 대세론’을 꺾기 힘들다는 견해가 많다.
◇휴대폰 요금, 정치적 이슈로 부상=그동안 시민단체들은 통신사업자들이 비싼 요금으로 과도한 이익을 남기고 있다며 요금인하를 매년 주장했다.
올해는 시민단체의 요구뿐 아니라 정치권에서 휴대폰 요금을 주요 의제로 설정했다. 휴대폰 요금 문제가 내년 총선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여당과 야당이 경쟁적으로 요금인하에 앞장설 분위기다.
민주당 박상희 의원은 “이동통신 요금인하는 불가피한 것으로 선후발사업자의 경쟁력을 고려해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도 부가서비스 요금 등을 인하하는 방향으로 요금인하안을 마련중이다. 권영세 의원측 관계자는 “통신요금은 준조세로 판단된다”며 “적정성을 따져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총선을 앞두고 요금인하 문제에서 주도권을 가지려해 국정감사 시점부터 휴대폰 요금인하 정책경쟁에 돌입할 조짐이다.
◇휴대폰사업자, 요금인하 어렵다=휴대폰사업자들은 시장이 포화돼 요금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이동통신회사 관계자는 “통신시장 상황이 가뜩이나 안좋은데 요금이 인하되면 시장 전체가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후발 이동전화사업자들은 “SK텔레콤은 인하여력이 있겠지만 PCS 사업자들은 누적 적자가 많아 요금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지난 1월 1일 7%대의 요금인하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요금인하 이전인 지난해 12월 1인당매출액이 4만6501원이었으나 지난 6월에는 4만4150원에 그쳤다. KTF와 LG텔레콤도 지난해 12월 각각 4만133원과 3만2493원이었으나 지난 6월에는 각각 3만8919원과 3만1799원을 기록했다.
한 통신회사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요금인하 이후 3∼4개월이면 인하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올해 상황은 다르다”며 “내년에 추가로 요금이 인하되면 통신회사의 수익구조가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될까=현재로서는 이동전화 요금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통신업계의 더이상 ‘요금인하→투자축소’ 논리가 먹히기 힘들다. 주요 이동전화사업자들은 그동안 3세대 투자 등을 빌미로 요금인하 불가방침을 고수해왔으나 최근 신규투자가 부진하다.
정통부측도 이미 요금인하를 염두에 두고 인하폭을 고민중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요금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며 다만 비대칭규제 정책 전반의 이슈와 함께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권이 무조건 인하만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며 “실질적인 요금인하 효과와 시장의 경쟁력을 동시에 갖추기 위해 접속료 등에 대해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시민단체 지속 요구 속 정치권도 `총선 카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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