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SBS미디어넷과 단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한국케이블TV경기방송간 갈등이 4개월 만에 해결됐다.
고양·파주 지역 SO인 한국케이블TV경기방송(대표 이범경)은 수신료 인상 문제로 지난 4월부터 프로그램 공급이 중단돼온 SBS미디어넷의 3개 채널 송출을 재개했다고 13일 밝혔다.
SBS미디어넷은 당초 전년대비 30% 수신료 인상 협상이 결렬되자 경기방송측에 공급해온 골프·드라마·스포츠 등 3개 채널 송출을 전격 중단했으며 경기방송은 사태가 장기화되자 SBS미디어넷측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 채널을 재공급하게 됐다.
이같은 사례는 인기 채널을 보유한 MPP의 요구를 단일 SO가 거부하기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입증한 것으로 최근 MPP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방송법상 각 지역 케이블TV의 채널 편성권은 SO의 고유 권한이지만 기존에 방영해온 인기 프로그램의 송출이 중단될 경우 시청자들의 불만이 가입자 이탈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방송 관계자는 “정확한 인상 비율을 밝히기 어렵지만 SBS가 내년 계약시 지나친 인상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당초 요구안을 대폭 받아들였다”며 “인기 채널들이다보니 언제까지 프로그램을 내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경기방송은 3개월 이상 프로그램을 송출하지 못함에 따라 발생한 시청자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2개 신규 채널을 포함한 3개 채널을 추가로 공급하는 등 후속 조치를 마련했다.
이에 대해 SBS미디어넷 관계자는 “인상안이 수용됐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수신료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수치는 무리한 금액이 아니다”며 “MPP의 횡포라기보다 PP의 수신료를 정상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