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고 그렇고 그런 책이려니 생각하시면 오해입니다. 사이버포르노그래피로 대표되는 인터넷 불건전정보의 해악과 사례, 법률적 해석 및 대응방법을 총망라한 책이지요.”
최근 ‘사이버포르노그래피’라는 상당히 선정적인 제목의 책으로 서점가에서주목받고 있는 김연수씨(35)의 항변이다. 사실 자그마치 500여쪽에 달하는 인터넷 유해정보 사례 해설집 제목으론 의외다. 물론 일반인과 전문가 모두의 호기심을 발동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음은 익히 짐작되는 바다. 특히 내용의 풍부함과 실용적 가치는 눈부시다.
사실 최근 들어 인터넷 유해정보가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넘쳐나고 각종 사이버범죄도 출몰하고 있지만 법률가와 행정가들은 뒷북치기에 바빴다. 기존 법안이 하루가 멀다 하고 개정됐고 특별법 제정이 잇따랐지만 여전히 범죄자를 뒤쫓기엔 버거웠고 미미한 과태료 처분에 그치는 행정력은 범죄자들로부터 비웃음을 살 정도였다.
“법과 정의가 닿기 어려운 인터넷 유해정보와 사이버범죄의 틈바구니에서 우리 스스로 우리의 권리를 찾자는 의미에서 이 책을 쓰게 됐습니다. 각종 사례와 대응방법 및 법규 등을 정확히 알고 제대로 대처하자는 얘기죠.”
이 책은 사례 중심으로 편집돼 있어 교사·상담가·행정가·학부모 등이 보기에 편리하다. 학생이나 자녀들의 질문에 그때그때 답하고 문제 발생시 즉각 대처할 수 있는 교재이자 매뉴얼인 셈이다. 이 책의 집필에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에서 일한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사이버유해정보나 관련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디에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더군요. 특히 법률적 지식 부족으로 인해 피해규모를 키우는 경우까지 있었어요.”
그는 법률적 지식과 사이버범죄 및 유해정보 처리에 관한 그간의 노하우를 총집결, 지난 8개월 동안 집필에 매달렸다. 모방범죄에 이용되지나 않을까, 법률적 해석에 오류가 있으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며 밤을 지샌 날도 적지 않았다.
“몰래카메라, 음란사이트 링크, 사이버스토킹 등 최신 사이버이슈는 법률상 해석에 이견이 많습니다. 고쳐질 법은 안 고쳐지고 불필요한 특별법만 양산되는 형국입니다. 법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모든 문제를 법으로 풀려고 할 것이 아니라 행정력을 적절히 집행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이버유해정보 사례와 법적 해석 문제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을 땐 그의 e메일(k@neoprivacy.com)로 질문을 던져보자.
해박한 법지식과 사이버유해정보에 대한 전문가적 식견을 바탕으로 속 시원한 답변이 날아올 것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