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통신기기 메이커들이 차세대 인터넷기술인 ‘IPv6’ 시장을 노린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NEC, 히타치제작소, 후지쯔 등 일본 3대 통신기기업체가 최근 주공략 대상을 기존의 통신회사·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외에 일반 기업이나 지방자체단체로 확대하는 등 시장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통한 3대 통신기기업체의 IPv6 관련 매출 규모는 2년 후인 2005년에 3000억엔(3조원)을 넘어서면서 올해보다 200%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NEC는 최근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IPv6 규격의 영상전송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개시했다. 이 시스템은 IPv6 기술을 활용해 한곳에서 복수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이 시스템을 사원 연수와 재교육을 위한 교육시스템으로, 지방자치단체는 행정·관광정보 제공용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NEC는 이 시스템만으로 3년간 100억엔의 수주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히타치는 통신회사와 ISP들이 IPv6를 지원하는 통신망을 구축할 때 필요한 기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일반 기업용 기기를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기업 내 사내통신망을 구축하는 수요 개척에 나선다.
후지쯔도 기존 IPv4와 차세대 규격 IPv6간 접속시스템을 향후 1년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두 규격간 메일주소 등을 변환하는 기능을 갖춰 ISP와 일반 기업이 통신망을 새 규격으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수요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IPv4와 IPv6 두 규격을 동시에 지원하는 통신기기 등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중 IPv6 관련 제품의 매출은 연간 1000억엔 정도로 추정된다.
이들 업체가 향후 일반 기업들로 공급대상을 확대하면 지금까지는 통신업체, ISP 등에 국한된 협소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NEC의 한 관계자는 “일반 기업이 사내 통신망을 IPv6로 전환할 경우 운용비용이 기존의 50% 이하로 떨어진다”며 신규 수요 개척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IPv6에 기반한 서비스의 상용화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인터넷이니셔티브(IIJ)는 지난 봄 IPv6 기반의 인터넷 접속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