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양의 정보저장 능력과 함께 컴퓨터의 극소형화에 크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DNA 기반 컴퓨터 개발이 미국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고 AP통신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생물체의 기본물질인 DNA를 활용한 컴퓨터 개발에 대학을 포함한 여러 연구소들이 나서고 있다. 과학자들은 DNA 컴퓨터 개발이 컴퓨터 소형화와 대량 정보처리는 물론 고속화에도 새로운 전기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DNA 컴퓨터 개발은 이미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캘리포니아주립대 컴퓨터 과학자였던 레너드 에이들먼은 제임스 웟슨의 ‘유전자 분자생물학’을 잠자리에서 읽던 중 결정적 아이디어를 얻는다. 평소 정보를 저장, 처리하는 데 인간의 세포와 컴퓨터가 매우 유사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에이들먼 박사는 이후 94년 처음으로 DNA 컴퓨터를 개발하는 개가를 이루기도 했다.
미 항공우주국과 국방성을 비롯해 여러 미 연방기관에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DNA 컴퓨터 개발은 그러나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컴퓨터라는 말 대신 ‘머신(machines)’ 또는 ‘디바이스(devices)’로 표현하고 있는데 실제 연산능력도 연필과 종이를 가진 초등학교 아이들보다 느린 편이다.
하지만 DNA 컴퓨터는 그 무궁무진한 잠재력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즉 실리콘을 원료로 한 기존의 반도체 칩에 비해 DNA의 염기 배합을 통해 저장할 수 있는 정보량이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엄청난데 DNA 1g은 1조개의 콤팩트디스크(CD)가 담을 수 있는 정보 저장이 가능하다.
현재 에이들먼 박사 이외에도 나사에서 자금을 지원받은 컬롬비아대학 밀란 스트로자노빅 박사와 이스라엘의 베이즈먼과학연구소 등이 생체 컴퓨터 개발에 나서고 있는 대표적 인물 및 기관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