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이동통신장비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한국 이통장비업체의 공세로 밀려났던 다국적 장비업체들이 최근 본격적인 3세대(3G) 시장개막을 계기로 한국시장 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업체들이 손에 쥔 성적표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루슨트테크놀로지를 제외한 노키아, 에릭슨, 노텔네트웍스, 알카텔 등이 3G시장을 겨냥,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며 국내사업을 강화했으나 신통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루슨트는 최근 수차례의 시도 끝에 KTF로부터 삼성전자를 제치고 900억원 규모의 cdma2000 1x EVDO 장비공급권을 따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특히 루슨트는 지난 2001년 국내 모 사업자에 3세대 cdma2000 장비공급을 눈앞에 두고도 장비개발 시한을 맞추지 못해 시장을 삼성전자에 넘겨줘야한 아픔을 이번 사업을 통해 떨쳐내게 돼 겹경사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불과 1년 전 만해도 WCDMA 관련 BMT에 참여조차 못해 다른 다국적업체의 수주경쟁을 지켜봐야 했던 상황에 비하면 극적인 반전에 성공한 셈이다.
루슨트와는 달리 노텔, 노키아, 알카텔 등은 아직 WCDMA사업 실패 이후 이렇다할 사업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텔의 경우는 KTF와 SK텔레콤 두 사업자로부터 모두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사업기회는 남아있지만 사업자들의 WCDMA 투자계획이 대폭 축소된 상황이라 언제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다른 업체들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 관련사업을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고심중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