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인한 폐허의 상처를 안은 대한민국을 아시아의 최빈국에서 오늘과 같은 세계 경제 12위의 교역국으로 성장시킨 주역은 고 정주영, 이병철 회장과 같은 1세대 기업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정부와 국민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기업과 기업인의 노력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1세대 기업인들에 이어 경제계를 대표하는 2, 3세대 기업인들은 남북한 경제교류를 통한 평화 정착과 궁극적인 통일기반 마련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 경제계를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역사적인 사명감을 갖고 남북한 경제교류 협력과 민족통일의 불씨를 키우다 유명을 달리한 고 정몽헌 회장이 대표적이다. 정 회장의 타계는 우리 경제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크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정몽헌 회장을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 실현을 위한 비무장지대(DMZ)를 ‘꿈을 만드는 지역(Dream Making Zone)’으로 만들기 위해 희생된 인물로 평가하면 고인의 넋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기업이 민족의 아픔을 함께 해결하고자 통일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기업의 또 다른 사회적 책무이다. 그 역할을 했던 사람이 바로 정몽헌 회장이고, 그의 죽음은 시대의 이슈를 기업적 사명감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우리 기업인 모두를 대신한 것이었기에 우리는 이러한 희생이 절대로 헛되지 않게 만들어야 될 공통의 사회적 책무가 있다고 본다.
산업 1세대는 경제성장의 초석을 만들었고, 산업 2세대가 통일을 이루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 우리 인터넷 1세대가 해야 할 시대적 과제는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통일된 민족의 경제적 풍요는 물론 남과 북을 소득수준 3만달러 이상의 선진국가, 평화리더 국가로 정착시키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보편적 상식으로 움직이는 깨어있는 성숙한 국민의식을 갖추는 ‘새마음운동’이라고 보고 있다. 경제성장의 상징인 빌딩과 공장 등 사회시설을 하드웨어로, 그것을 움직이는 제도와 규칙을 소프트웨어로 본다면 우리나라의 물질적 성장과 시스템의 발전은 지난 50년 동안 새마을운동으로 이뤄낸 성과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으로는 의·식·주 해결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모든 국민이 인간답게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2만∼3만달러 시대를 만들려면 휴먼웨어인 선진의식 개혁운동이 절실하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새마음운동’이다.
그것은 학벌, 지연의 계보 대신 ‘보편적 상식의 계보’를 존중하여 보편적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함께 만드는 운동이기도 하다. 이것은 또 우리가 시대적 사명의식을 갖고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발전에 따른 산업사회의 변화에 의식수준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그것에 걸맞게 업그레이드하는 의식개혁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업인으로서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우리사회의 가장 큰 병폐인 잘못된 관행과 관습 등을 고치고 개선하는 것이 가장 큰 경제 주체인 기업의 시대적 가치관이 아니겠는가! 그래야만 우리 다음세대에는 배경과 학벌, 연고 등이 없어도 누구나 성실하게 노력하면 그만한 삶과 꿈을 이룰 수 있는 살맛나는 사회가 될 것이다.
한국이 싫어서 떠나고자 외국 대사관에서 몇시간씩 줄을 서서 비자를 받기 위해 개인적 수모를 당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곳을 꿈의 땅으로 만들어 우리 후손에 전수하는 것이 30∼40대 기업인의 시대적 사명이며 이를 위해 인터넷 1세대가 앞장서야 하는 것이다.
통일분야에서도 통일을 위한 새마음이 무엇인지 남북이 함께 찾고 새마음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한반도는 동족 분단의 씻지 못할 상처가 아직도 각 분야에 존재하고 있으며, 이것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용서와 화합으로 승화시키지 않는다면 계속되는 반목과 국가적, 민족적 손실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남과 북은 새로운 시대적 사명과 새마음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통일로 진입하는 새로운 마음의 길을 함께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 이판정 넷피아 사장 pjlee@net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