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비전 중의 하나가 2만달러 시대를 열어보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것 같다. 이는 우리나라가 사실상 선진국에 진입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나 생각하듯이 이를 달성한다는 것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 사회·경제환경을 선진국과 걸맞도록 조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가·기업·개인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선 국가경쟁력을 생각해 보자. 국가경쟁력이란 국가의 비전과 이를 달성하고자 하는 국민적 합의와 열의, 지도자들의 리더십, 사회의 구조적 시스템 등이 어우러져야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어느 분야에서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해야 한다. 그것이 뛰어난 리더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우리는 흔히 성과가 좋으면 승진과 동시에 높은 급여를 기대한다. 또 조직도 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현 직급의 성과는 차상위의 능력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파슨스(Parsons)는 “사람은 무능력의 수준까지 승진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는 인재를 활용할 때 봉(俸)과 녹(祿)을 구분하는 지혜가 있었다. 즉 능력있는 인재에게는 직위를 보장했고 성과있는 인재에게는 보상을 크게 하였다. 옛날 우리 선조들도 성과 평가시스템과 능력 평가시스템을 구분할 줄 알았던 것이다. 연공서열이나 지역할당제, 과거 경력 등과 같은 평가시스템에서 탈피해 국가가 솔선해서 공무원사회를 우선으로 성과와 능력을 구분해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를 경제와 사회·문화·교육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검토하고 적용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이끌어 나간다면 국가경쟁력은 크게 강화될 것이다.
다음은 기업경쟁력을 생각해 보자. 중국의 저임금과 기술격차의 축소에 따른 경쟁력의 약화, 주 5일제 도입에 따른 실질임금의 상승,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교육시스템 등 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는 지금이 가장 어려운 환경임에 틀림없다. 이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기업들은 공장의 해외이전, 동남아 중심의 값싼 해외근로자 채용, 비정규직 근로자의 확대 등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우수한 기업일수록 가격경쟁력보다는 기술경쟁력을,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을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중시한다. 이 또한 사람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의 비전과 장기전략 수립과 이에 따른 핵심경쟁력의 파악이 우선할 일이다. 이는 어느 기업이나 생각해 보고 추진해 온 일일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핵심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람의 활용문제이다. 인재는 충분히 확보되었는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는지, 부족한 경쟁력은 확보할 것인지, 육성할 것인지 등에 따른 전략과 구체적인 추진이 이루어져야 기대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경쟁력이다. IMF 이전에는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어색하지 않았다. 한번 입사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평생직업도 모자라 일생동안 몇 번의 직장과 직업을 가지게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시에 2개 이상 직업을 갖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그만큼 요구되는 경쟁력도 다양해졌다.
근무 환경도 변화되고 있다. 1980년대에는 주당 평균 53.7시간 근무했으나 2003년에는 45.5시간으로 줄었고 향후에는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될 것이다. 이는 개인의 활용시간이 그만큼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개인의 경쟁력 강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주말에 가족들은 회사 근처 공원이나 문화시설을 활용하게 하고 자신은 학원이나 기업에서 제공하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의 경우도 주말이나 야간 또는 새벽에 개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각종 교육프로그램들이 여러 기관에서 제공될 것이고 e러닝을 활용한 교육이 활성화될 것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게되고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할 것이다.
한 국가나 사회·개인이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은 공정하고 우수한 경쟁시스템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우리가 이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검토, 평가시스템에 대한 구성원간의 합의가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면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 유광원 이지아이티 대표 kwyou@easy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