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발표한 IT 신성장동력 9대 품목 세부추진계획인 ‘브로드밴드 IT코리아 추진전략안’은 10대 차세대 성장산업의 구체적인 첫 실행방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통부는 IT 신성장동력 9대 품목을 육성, 국민소득 2만달러 목표의 25%인 5000달러 달성의 견인차로 삼겠다는 전략이어서 앞으로 여기에 역량을 집중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오는 2007년까지의 9대 신성장동력별 기술개발 추진일정, 투입예산, 정책 목표 등을 명확히 제시한 것은 우선 실천가능성 여부를 떠나 적어도 IT 신성장동력만큼은 주도적으로 추진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을 갖춰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조성된 후 5, 10년 후 우리 경제를 이끌 성장품목과 산업육성 목표를 이미 정한 상황이다. 그러나 차세대산업의 육성은 국민적 공감대와 거창한 계획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인력의 확보, 전폭적인 예산 지원 등도 당연히 있어야 하고 예산과 연계된 실행프로그램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모양만 그럴듯한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할 뿐이다.
게다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된 IT분야는 유선망이든 무선망이든 표준문제와 결부돼 있고 정책 및 규제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만큼 정부의 결연한 이행 의지가 담보되는 정책이 있어야만 한다.
이와 함께 창의적인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도록 분위기가 조성될 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정통부가 IT 신성장동력 추진계획안을 놓고 28, 29일 이틀간 공청회를 개최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정통부의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육성 전략의 핵심은 광대역통합망구축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TV·이동통신·지능형 로봇·홈네트워크 등 9대 차세대 성장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굴뚝산업시절 고속도로가 ‘산업의 동맥’ 역할을 했듯 광대역통합망의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는 판단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듯하다. 다시 말해 시간과 장소·기기·콘텐츠에 구애되지 않고 통신·방송·인터넷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유비퀴터스 환경을 만들면 IT의 지능화·융복합화·광대역화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한 거대한 신규시장이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세부실천계획까지 마련한 만큼 적극적인 추진 분위기 조성을 통한 실천만이 결국 관건이다. 특히 IT 신성장동력품목이 우리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은 물론 경쟁국까지 선점경쟁에 뛰어든 것들이어서 기업은 기업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외국 기업과 외국 정부보다 몇 배 더 뛴다는 각오와 자세가 필요하다.
정통부는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추진전략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정통부가 9대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2조5000억원에 이르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한다지만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투자 없이 계획안대로 생산·수출·고용창출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은 추진 주체인 기업이 얼마나 뛰느냐에 달렸다. 정부가 아무리 재촉한다 하더라도 기업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일 때만 움직인다. 규제 때문에, 노사대립 때문에 기업이 해외로 떠나버린다면 성장 자체를 기대할 수 없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