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PC업체들이 엄청난 잠재수요를 갖고 있는 가전시장 쪽으로 잇따라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 최대 PC업체인 델을 비롯해 애플컴퓨터·게이트웨이 등은 개인용컴퓨터(PC)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 들어 더 이상 매출과 수익성을 올리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대형스크린TV·MP3플레이어·디지털카메라 같은 가전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소니·파나소닉·필립스 등이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가전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이들 PC업체가 가전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디지털 가전 수요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다가 시장규모도 1000억달러에 달할 만큼 막대하기 때문.
미 4위 PC업체인 게이트웨이의 경우 평판스크린 모니터와 TV를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4종의 저가 디지털카메라도 자사 브랜드로 내놓았다. 이중 200만화소 디지털카메라는 129달러 그리고 400만화소 디지털카메라는 200달러, 500만화소 디지털카메라는 30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세계 PC시장에서 3% 정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애플도 일찍부터 휴대형 MP3플레이어를 출시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맛보고 있다. 애플은 최근 4개월동안 약 30만대의 휴대형 MP3플레이어를 판매했는데 애플 전체 제품 중 가장 잘팔리는 품목으로 자리를 굳혀 가고 있다.
렉스마크인터내셔널에서 만든 ‘액심’이라는 PDA를 판매하고 있는 델도 점차 가전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플라즈마TV까지 판매하기 시작했다. 델 사장 케빈 롤린스는 “우리는 앞으로 150 종류나 되는 전자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한발자국씩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 가전협회의 매트 스완스톤은 “PC업체들이 가전영역에 발을 들여 놓는 것은 시장 추세를 볼 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하며 “PC는 필요할 때만 사는 제품이지만 TV·스테레오 등은 원할 때 사는 것이라 그만큼 더 판매할 여지가 넓고 많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전시장도 PC시장만큼이나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 이들이 얼마만큼의 성공을 거둘지 아직 미지수다”며 “남보다 먼저 우수한 제품을 내놓는 것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이다”고 지적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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