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T&T가 경쟁사인 장거리 전화 업체 MCI(구 월드컴)를 접속료 산정 관련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고 2일 발표했다.
AT&T는 버지니아주 연방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MCI가 가격이 낮은 캐나다의 전화망으로 우회해 통화를 접속했음에도 이를 숨기고 AT&T에 비싼 접속료를 그대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현행 법은 전화사의 네트워크에 경쟁사가 접속할 경우 가능한 가장 낮은 가격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AT&T는 또 최근 MCI의 접속료 부정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MCI가 부당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T&T와 버라이존·SBC 등의 지역전화사들은 MCI가 전화 접속시 전화망을 부당하게 우회하거나 장거리 통화를 지역 통화로 위장하는 등의 수법으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최근 주장했다. 미국 사법 당국은 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MCI의 법정 관리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법원 청문회가 연기되는 등 법정 관리 졸업 노력도 타격을 입고 있다. 일부에선 MCI의 전화시장 재진입으로 경쟁이 격화될 것을 우려하는 경쟁사들이 미리 MCI 회생 가능성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접속료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