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광석화처럼 번지는 컴퓨터 바이러스와 바이러스 퇴치 프로그램(백신)간 전투에서 승자는 누가 차지할까. 영국의 주간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바이러스가 승자이다.
잡지는 휴렛패커드(HP)의 매튜 윌리엄슨 연구원의 모의 바이러스 시험을 토대로 이같은 결론을 내리며 “백신만으로 바이러스를 막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슨은 모의로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져 나가도록 하는 모델 컴퓨터 1대를 제작한뒤 이 컴퓨터에 통상적으로 쓰이는 백신 프로그램을 깔았다.
실험결과 바이러스 퇴치 프로그램은 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해 결국 침입자를 제압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때는 이미 컴퓨터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뒤였다. 문제의 바이러스를 찾아내고 보호 패치를 개발해내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바이러스 퇴치 소프트웨어는 바이러스가 숨어 있는 곳을 지시하는 코드를 통해 감염 증상을 찾아낸 뒤 치료하지만 이 과정이 너무 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차세대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도 ‘플래시 웜(Flash Worm)’으로 불리는 바이러스는 15초만에 전체 개인컴퓨터(PC)망을 감염시킬 수 있고, ‘워홀 웜(Warhol Worm )’이란 바이러스는 15분이면 전세계로 퍼져 나갈 수 있다.
윌림엄슨 연구원은 “출현후 수시간내에 수만대의 컴퓨터를 감염시킨 슬래머, MS 블래스터, 소빅 등 올들어 유행한 컴퓨터 바이러스는 모두 감염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라며 “이번 실험은 순식간에 전세계로 확산될 수 있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함을 웅변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