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들, 바이러스에 맞서 힘겨운 싸움 중

 세계를 강타한 블래스트웜 바이러스로 홍역을 앓은 미국 대학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PC를 가진 학생들의 학내 네트워크 접속을 금지하는 등 전산망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의 각 대학 당국은 감염된 PC를 통한 네트워크 접속을 차단하고 학생들에게 백신 소프트웨어가 담긴 CD를 대량 배포하는가 하면 심지어 전산망 운영을 일시 중단하면서까지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조지메이슨대학은 최근 기숙사에 사는 학생 3600명의 인터넷 접속을 완전 차단했다. 학생들의 PC를 통해 바이러스가 퍼져 네트워크를 마비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 학교는 이에 앞서 신입생들이 자신의 PC를 들고 네트워크 담당자를 직접 만나 백신을 설치하도록 했다.

 메릴랜드대학은 학생들이 교내 전산망에 접속할 때 바이러스 경고 및 백신 설치에 관한 안내가 담긴 웹페이지로 연결되도록 했다.

 버지니아대학은 감염된 PC를 자동 감지하는 소프트웨어를 활용, 바이러스가 발견된 학생 800명의 접근을 차단하고 백신 CD를 배포했다. 일부 대학에선 기숙사 방마다 찾아다니며 PC를 검사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감염 경고를 흘려 듣는 학생들도 많아서 학교 당국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대학들이 이렇게 바이러스 퇴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학사 및 연구 활동의 인터넷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수강 신청이나 공지 사항 통보, 과제 및 학과 토론 등 학교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인터넷이 빼놓을 수 없는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네트워크 보호는 대학에게 더욱 중요한 과제가 돼 가고 있다.

 조지메이슨 대학 기술지원센터의 캐티 질레트는 “컴퓨터 보안에 신경 쓰는 성숙한 의식이 학생들에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