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인력 양성의 요람으로 각광받아 온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교육기관이 휘청거리고 있다. 삼성SDS멀티캠퍼스·LG소프트스쿨·현대정보기술교육센터·쌍용정보통신교육센터가 약속이라도 한듯 한꺼번에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IT경기 침체로 신규인력 수요가 좀처럼 늘지 않아 IT 전문인력 양성과 및 수익창출이라는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할 정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여기에 그동안 앞다퉈 수강생 모으기에 집중, 양적 확대에만 치중했다는 비난마저 일고 있어 이들이 처한 입장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다. 자사 및 협력업체 임직원들로 애써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위기탈출을 위한 적극적인 시도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전체적인 IT 인력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인력 양성을 지원해 온 정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위기 앞에 원인규명에 대한 의지도 실종됐고 철저한 자기반성의 자세를 찾아 보기 힘들다. 이런 책임 회피와 거시적인 대안없는 미봉책은 결국 이들에게 사형선고를 앞당길 뿐이다.
대형 SI 업체를 모태로 한 이들 교육기관의 콘텐츠와 노하우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이고 경쟁력이 있다. IT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절 이들이 길러낸 인재들이 현재 각계각층에서 맹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에게 또 다른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극히 일부지만 교육기관의 특화 및 전문화를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니 그마나 다행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패러다임이 새롭게 짜여지고 있다.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적합한 IT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기관들의 환골탈태가 필요한 시점임을 교육기관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책임을 면하려는 변명과 땜질식 처방보다는 그동안의 공과를 되돌아보고 면모일신하기 위한 치열함이 필요할 때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