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으나 전송단계의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고화질의 품질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따라 현재 SD급 디지털 방송을 제공중인 스카이라이프와의 경쟁은 물론 가입자 확보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증폭됐다.
◇논란의 배경=7일 업계에 따르면 큐릭스, 씨앤앰커뮤니케이션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이 디지털 방송을 서두르고 있으나 프로그램을 SO에 분배해주는 초기 단계의 근본적인 한계 때문에 SD급 디지털 화질을 보장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SO가 제공받는 프로그램의 원래 소스 자체가 스카이라이프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라이프는 각 PP와 목동센터간에 전용선을 설치해 프로그램 데이터를 받고 있으며 채널당 8Mbps 정도의 대역을 확보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가입자에게 전달되는 데이터는 SD급인 4Mbps 안팎이다.
이에 비해 SO는 PP로부터 프로그램을 받을 때 파워콤, 미래온라인 등 분배망 사업자를 통해 받는데 위성 대역폭의 한계 등으로 1.5∼6Mbps 등의 압축된 데이터를 받게 된다. SO 헤드앤드에 디지털 장비 등을 구축해 개선작업을 거친다고 하더라도 원 소스의 데이터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SD급 화질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원인=이같은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PP가 충분한 분배망 대역폭을 사용하려면 분배망 사업자에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정 상태가 열악한 대부분의 PP들은 추가 비용을 들여 충분한 분배망 대역폭을 확보해 고화질의 소스를 보내기가 쉽지 않다. 파워콤보다 가격이 저렴한 위성을 분배망으로 활용해 SO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PP는 적게는 25%에서 50%에 달한다.
또한 미래온라인, 현대정보기술 등이 무궁화2, 3호 위성으로부터 임차 가능한 중계기 대역도 넉넉한 형편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대안은 없나=가장 이상적인 대안은 SO가 스카이라이프와 마찬가지로 PP까지 전용선을 설치하는 것이지만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따라 파워콤, KT, 미래온라인 등은 디지털 방송용 엔코더 및 통합수신기(IRD) 구매에 적극 착수하는 등 디지털 신호 품질의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홍석환 미래온라인 사장은 “케이블TV와 달리 위성방송은 신호를 곧바로 셋톱박스로 내려보내기 때문에 화질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다수 분배망 사업자들이 분배망 디지털화를 실시해 실질적으로는 화질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D급 디지털 케이블 화질 공급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최성진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는 “분배망 디지털화가 완료된다고 해도 원소스의 용량 자체가 부족하다면 화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프로그램 분배를 위한 전용선 설치를 계획하고 있는 디지털멀티미디어센터(DMC)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