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를 줄이자’
소니·NEC·마쓰시타·히타치·도시바...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일본의 세계적 전자·IT업계 거인들이 일제히 내년도 신규 채용 축소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는 최근의 경제회복 청신호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신규 채용에 대한 기업의 부담감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규 채용 96년이래 최저=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소니, NEC, 마쓰시타전기산업, 히타치, 도시바 등 주요 전자업체 9개사는 내년도 신규 채용을 30%정도 줄이기로 했다.
소니와 NEC는 올해와 비교해 각각 30% 이상 신규 채용 인원을 줄이기로 했으며 후지쯔도 14% 적게 뽑는다. 이는 지난 96년 신규채용 이래 최저 수준이다. 마쓰시타전기산업 등 다른 기업들도 대졸 신규 채용을 줄이는 한편 기술자를 중심으로 수시 채용을 확대한다.
9개 전자업체 합계로는 올 봄 신규 채용보다 13% 감소한 3900명이 내년 봄 신규 채용된다. 이에따라 일본 전자업계의 신규 채용은 지난해 봄 이래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지난 96년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소니는 2001년 봄부터 3년 연속 약 500명의 대졸인력을 신규 채용해 왔으나 올 4분기 연결회계 최종이익이 500억엔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어서 채용 억제를 통한 고정비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NEC와 후지쯔는 각각 2년, 4년 연속 대졸 신규 채용을 줄인다.
◇수시 채용 확대=이처럼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반면 경력자 중심의 수시 채용은 확대될 전망이다. 마쓰시타는 내년도 수시 채용을 올해보다 2.5배 늘린 500명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 가운데 약 200명은 중국 현지에서 채용한다.
NEC는 신규 채용은 줄이지만 수시 채용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도시바는 경력자 중심의 수시 채용을 매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샤프는 당초 내년 봄 수시 채용을 올해 대비 58%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최근 작년 수준으로 상향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명승욱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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