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용카드 업체와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도 휴대폰과 신용카드를 하나로 묶어 사용할 수 있는 컨버전스 기기를 개발, 본격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니케이산교 등 일본 언론은 이동통신 1, 2위 업체인 NTT도코모, KDDI와 신용카드업체회사인 UC카드, 도요타파이낸스 등이 신용카드를 휴대폰에 내장시킨 ‘휴대폰 신용카드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들업체는 내년중 상용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속속 실험을 진행중인데 3월에 KDDI, UC카드, 도요타파이낸스 등 5개 업체가 첫 실험을 시작했고 5월에는 KDDI, UC카드, 스미토모상사 등이 두번째 실험을 개시했다. 다음달에는 UC카드와 NTT도코모가 상용화 실험에 들어간다.
◇지갑을 대신하는 휴대폰 등장 임박=휴대폰·신용카드 컨버전스에 가장 적극적인 UC카드는 KDDI와 ‘케이-크레디트(kei-Credit)’ 상용화 실험을 진행했다. 도요타파이낸스를 비롯, 도쿄에 위치한 300개 상점과 2000명의 모니터 요원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진 3월의 실험에 30억엔(300억원)이 투입됐고 내년도 본 서비스에는 100억엔이 추가 투입된다. 나고야에서도 스미토모상사와 메이테쓰상사가 참여한 가운데 메이테쓰의 주차장에서 실험이 이뤄졌고 내년에 본 서비스가 도입된다. 이 회사는 다음달 중 NTT도코모, NTT데이터와 협력해 모니터 요원 1000명과 대형 전자제품 양판점들이 참여하는 실험에 나선다. NTT도코모는 내년 4월 이후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다. 이같은 추세속에 내년부터 일본 금융업체들의 휴대폰 신용카드 서비스 시장 진출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적외선 통신과 PKI=이용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휴대폰을 입구의 전용단말기에 가져다대고 나올때 또 한번 갖다 대면 자동으로 신용카드 결제가 이뤄진다. 핵심 서비스 기술은 적외선 통신과 PKI(공개키기반) 암호기술이다. KDDI는 제 3세대 휴대폰에 카드사의 크레디트 애플리케이션이 내장된 다목적 IC카드를 탑재하며 휴대폰과 점포의 전용 단말기간에는 적외선 통신으로 결제정보 교환이 이뤄진다. NTT도코모는 1000만대 이상 출하된 ‘504i’시리즈 이후 기종을 사용하며 기본 구조는 KDDI와 비슷하다.
◇카드업체의 노림수와 컨버전스의 시작=카드업체가 이통업체보다 적극적이 이유는 소액결제시장 장악을 위해서다. 그동안 수십에서 수백엔정도에 그치는 소액결제는 대부분 현금 결제로 이뤄져 카드업체의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있었다. 카드업계는 이번 휴대폰 자동결제서비스로 본격적인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UC카드의 다카시마 IT사업개발부장은 “소액 결제 분야 진출을 가능케해 카드업체의 수익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체를 비롯, 일본 금융업계는 신용카드와 휴대폰 간의 컨버전스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