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인터넷 기반 구축 학술 세미나

 이날 세미나에서는 북한의 인터넷 현황과 국가도메인 도입에 대한 지원, 도입시 예상되는 경제, 사회문화적 효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도입과정에서 북한과의 협력 강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미나는 당초 북한의 중앙전자계산소 관계자를 참석시켜 실질적인 남북한간 대화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오영식 의원측은 “관련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면서 중국으로 장소를 옮겨서라도 북한측 참석을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박찬모 포항공대 총장, 전길남 KAIST교수, 서재철 KRNIC 단장 등이 참석했다.

 ◇한반도 인터넷 기반구축의 기대효과=북한의 국가도메인(.kp) 도입에 따른 인터넷 개방은 남북한간 IT협력 강화, 민간교류에 따른 남북한 정서의 통합, 북한에 대한 서방세계의 시각 변화, 북한 IT산업의 한단계 도약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낼 것이라고 분석됐다.

 아울러 북한에 대한 네트워크 보안기술 등 인터넷 기술 이전에 따른 국내 인터넷 기업의 새로운 시장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주진 KT기술연구소 기술정책연구실장은 “한반도의 인터넷 기반 구축은 남북한의 경제협력과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한 경제 안정화 및 개방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인터넷 협력을 위해서는 미국의 EAR(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 규정과 베세나르 협정 등 국제적 규약에 따른 외국과의 협력과 북한과의 접촉을 규제하는 국내 법규에 대한 변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북한 국가도메인 활용지원=국가도메인 도입에 의한 인터넷 개방에 따라 북한이 우려하는 사회통제망 붕괴를 막기 위해 네트워크 보안기술 지원이 필요하며 남북한이 공히 콘텐츠 통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것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는 닷kp 운영을 위해 물적, 인적 지원 등 부처간 총제적 지원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센터측은 북한내 인터넷주소자원관리기관(가칭 KPNIC)을 설치하고 도메인/IP관리 및 정책수립지원과 인터넷주소자원관리시스템 지원 등을 제공하고 향후 남북한 통합 인터넷정보센터 구축으로 확산시킬 수 있도록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년전 제기된 KPNIC 설치제안이 아직까지 소득을 얻지 못하는데 대해 협력강화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통일이후 국가도메인=통일이후 국가도메인으로는 닷kr와 닷kp의 혼용, 닷kr 활용, 닷ko나 닷ka 활용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통일 도메인에 대한 접근은 정치적으로는 국명을 연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경제적으로는 도입에 따른 소요 비용을 고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닷kr과 닷kp의 혼용은 양국의 자존심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1국가 1코드를 원칙으로 하는 ISO 부여체계에 어긋난다는 단점이 있고 닷ka와 닷ko 활용은 경제적인 손실이 단점이나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명분을 제공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지목됐다.

 닷kr 활용은 경제규모와 인터넷 인프라를 감안했을 때와 국명 연상에도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술표준원 정광화 사무관은 “서독과 동독의 통일 이후에도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서독의 도메인(.de, .deu)을 활용한 사례가 있다”며 “통일이후 닷kr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