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PLC 주파수대역 규제에 대한 찬반논쟁이 불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이 사업을 고집스럽게 추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양사는 PLC 홈네트워크 산업을 육성하자며 ‘PLC포럼’에 함께 가입, 통신프로토콜을 HNCP로 통일하기로 해놓고 수년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미국 애슐론의 ‘론웍스’를, LG는 PLC포럼의 ‘HNCP’를 통신프로토콜로 삼고 있다. 서로다른 PLC모뎀이 내장된다면 양사의 홈네트워크 가전은 상호 운용성이 제공되지 않아 효과가 반감되는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정부의 주파수 규제도 문제지만 그보다 가전업체들간 적극적인 협력은 더욱 절실하다. 문제는 양사가 자존심과 일방통행식 자세를 앞세우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통신프로토콜을 개발해 함께 사용하자고 제안했지만 관련업계로부터 보기좋게 거절당했다. 이 때문에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HNCP를 사용하면 마치 홈네트워크 사업의 주도권을 LG측에 내준 것처럼 비쳐지는 것을 꺼림직하게 여기는 것으로 학계는 바라보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는 이같은 지적에 “HNCP 에 대한 기술적 검토를 좀 더 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부인한다. PLC포럼 김요희 전문위원도 “삼성전자는 기업 성격상 HNCP 채택시 발생할수 있는 모든 문제점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기때문에 양사의 합의가 늦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밝혀 삼성측을 거들었다.
LG전자도 HNCP 통신프로토콜을 채택한 가전을 다음달 장안동 현대홈타운(1800세대)에 설치할 예정이다. 삼성의 버티기와 마찬가지로 LG의 일방통행도 양사의 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가정내 모든 기기를 한 회사 제품으로 구입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따라서 PLC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양사가 하루빨리 동일한 통신프토콜을 사용, 초기 시장 형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 길이 디지털시대에서 가전업체가 살 길이다. 하루빨리 양사가 자사 이기주의나 자존심 경쟁을 떨쳐버리고 파이를 키우는데 손을 맞잡기를 고대한다.
<디지털산업부·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