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방송을 근간으로 한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가 차세대 국가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최근 관련 단체가 앞다퉈 설립되고 있다. 이달초 ‘디지털홈포럼’이 한국홈네트워크산업협회로 확대돼 공식 발족됐고 29일 디지털방송산업진흥협의회도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내달 1일에는 뉴미디어 산업계를 아우르는 한국뉴미디어방송협회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 디지털방송 관련단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데 대해 관련 기업들은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떤 분야이든 산업이 활성화되는 초기에 관련 기업, 학계, 연구기관 등을 망라한 단체를 통해 향후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디지털 방송 역시 정부가 신성장산업으로 지정하면서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각종 현안들에 대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협회의 등장은 필요하다.
하지만 필요하다고 해서 비슷한 성격의 관련 단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에 대해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해관계에 따라 비슷한 성격의 단체들이 생겨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로 각 신규 단체별로 모임을 주도하는 세력은 상이하지만 사실상 참여 회원은 대동소이하다. 가전사가 주축이 됐든 방송사가 설립을 주도했든 대부분의 모임은 방송, 통신, 가전사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설립 목적은 조금씩 다르지만 상당 부분의 활동이 중복될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 기득권을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비칠 수 있다.
3개 단체의 임원으로 참여하는 기업의 한 관계자도 “설립 목적이나 향후 활동 방향을 비교했을 때 유사한 영역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모든 모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어려울 듯하다”고 솔직히 토로하고 있다.
이제 막 출범하는 단체들이 제 각각 ‘세불리기‘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대승적인 관점에서 디지털방송산업의 육성에 이바지하는 차원에서 힘을 하나로 모으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