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가입자가 최근 1000만 가구를 돌파했으나 저가 보급형 가입자 비율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유료 시장 구조 정상화가 시급해지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고가의 기본형 패키지에 프로그램을 공급해온 주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보급형 상품에도 채널을 공급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PP의 수신료 감소는 물론 시장 구조가 갈수록 왜곡되고 있어 이를 해소할 만한 대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현황=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공식 집계한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지난 6월말 현재 1026만9434명이나 이중 1만5000원 기본형 가입자는 72만명으로 전체의 10%에도 못 미친다. 특히 올들어 주요 MPP들이 기본형에만 공급해온 프로그램을 보급형에 제공하는 양상이 두드러지면서 기본형 가입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복수PP(MPP)인 A사가 2002, 2003년 전국 110여개 SO의 채널 편성 현황을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의 주요 PP들이 보급형 계약을 체결한 SO수는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표 참조>
일례로 온미디어 계열의 투니버스는 지난해 58개 SO의 보급형 채널에 프로그램을 공급했으나 올해는 96개 SO에, CJ미디어 계열의 m.net은 지난해 60개에서 97개로 보급형 상품에 채널을 공급하는 SO가 증가했다.
◇원인 및 문제점=주요 PP들이 보급형 채널 편성을 선호하는 가장 큰 원인은 광고 수익 때문이다. 광고료 산정의 핵심인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보급형 채널에 편성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이 확대되면서 군소PP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케이블TV 가입자가 저가 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등 시장 구조가 왜곡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 기본형 상품에만 포함돼 있던 인기 채널들이 대부분 보급형으로 넘어오면서 저가형 상품 가입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군소 PP의 한 관계자는 “기본형에 가입해야만 시청할 수 있었던 인기 채널이 거의 보급형으로 내려오면서 가입자들이 기본형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보급형에 편성되기 위한 PP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케이블TV의 기본형 상품 시장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군소PP들의 상황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단일 PP들은 보급형 채널 편성 경쟁에서도 주요 MPP에 밀리면서 광고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케이블TV 시장을 몇몇 인기 채널 위주의 저가형 패키지가 장악하면서 다양한 채널 공급이 원천적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PP의 한 관계자는 “최근 SO들조차 아예 기본형 상품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며 “케이블TV는 저가 상품이라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팽배해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주요PP들 SO 보급형에 채널 공급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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