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의 주주총회가 두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LG측과 하나로통신측이 세몰이에 나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예상과 달리 하나로통신 외자유치안 표결이 박빙의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1대주주인 LG그룹과 외자유치를 선호하는 하나로통신간 위임장 확보전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이날 하나로통신 우리사주조합원과 소액주주 20명은 7일 LG화재해상과 LG투자증권 등을 상대로 서울지법에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신청을 내 법정 싸움으로 번질 전망이다.
이들은 “LG화재가 LG와 계열분리됐으나 LG와 공동으로 경영에 관여할 목적으로 취득한 것이므로 금감원 신고 의무인 ‘공동보유자’에 해당된다”며 “LG화재 2.87%와 LG투자증권 2.15%, 친인척 명의 등 총 5.82% 지분에 대해 위법한 의결권 행사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간의 대결 결과는 주총에 앞서 다음주 중 내려질 서울지법의 결정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됐다.
하나로통신은 지난 1일부터 외자유치를 지지하는 주주들의 위임장 확보를 위해 무료 상담전화와 관련 사이트를 개통하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며 위임장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회사 임직원, 노조 등이 참가해 주주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주로 1만주 정도를 가진 주주들을 상대로 위임장 모집활동을 벌였으며 확보한 지분은 2∼3%보다는 많고 5%보다는 적다”며 “이 정도면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통신측은 외자유치안을 안정적으로 통과시키기 위해 45% 선까지 지분을 모을 계획이다.
LG그룹도 하나로통신측의 선전에 자극을 받아 ‘맞불작전’에 나섰다. LG그룹은 데이콤, LG텔레콤, LG투자증권을 통해 직원 및 직원의 지인들의 지분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하나로통신의 광고전에 대비해 맞광고 전략도 검토중이다.
LG측은 대략 25% 정도 지분만 확보되면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LG측이 1주를 모으면 하나로통신측은 2주 이상 모아야 하기 때문에 현재 지분 18.03%에 7% 정도만 확보하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양측의 지분확보전이 뜨거워지면서 과열양상도 나타났다. LG측과 하나로통신측은 주주명부 파일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데 이어 이제는 ‘거래처’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하나로통신과 데이콤 및 파워콤의 거래처 중에 일치되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하나로통신 지분을 갖고 있지 않는 파워콤을 동원해 거래선들의 지분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대응, 하나로통신도 뉴브리지 캐피탈이 대주주로 있는 제일은행도 이번주내로 전국 주요 지점에서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위임장을 모집할 계획이다. 제일은행은 각 지점에 하나로통신과 자사 직원들을 배치해 외자유치안 통과의 당위성을 고객에게 알리는 홍보활동도 벌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법에 위반하는 것으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