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투자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싱가포르텔레콤(싱텔)은 성공, 케이블망 매입을 통한 시장확대에 나선 AT&T는 실패.’
KT, SK텔레콤 등 국내 선발통신사업자들이 기존 시장의 한계 극복을 위해 해외진출과 사업확장을 동시에 모색하는 가운데 싱텔과 AT&T의 성패 사례를 비교분석한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김범준 연구원은 7일 ‘해외통신서비스사업자의 다각화 전략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싱텔의 성공요인과 AT&T의 실패요인을 각각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싱텔은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호주 등의 이동전화 회사에 투자해 지난해 20% 이상의 이익공헌률을 확보하는 등 투자전략에서 성공을 거뒀다.
포트폴리오 확대측면에서 접근한 싱텔은 호주 옵터스 투자의 경험을 토대로 데이터서비스와 사설망을 개발해 수익모델의 국제전화에 대한 의존도를 99년 약 40%에서 올해 약 10%로 줄이고 이동통신의 의존도를 약 18%에서 약 30%로 늘리는데 성공했다.
싱텔의 투자는 특히 동남아 신흥시장에 적기 진입함으로서 규모에 의한 영업효율성과 시너지효과 달성, 지속적인 수익창출이라는 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1100억 달러를 들여 케이블 자산을 매입한 AT&T는 지난해 가정용 시장의 불과 16.5%만이 케이블 전화 서비스에 가입하는 등 시너지효과가 미미해 결국 회사를 분할하는 결과를 빚었다.
AT&T의 전략은 가입자망의 통제권을 확보하고 마케팅, 네트워크 운영 등을 저렴한 비용으로 통합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됐으나 서비스간 통합의 어려움, 높은 비용부담, 자본 부족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김 연구원은 “싱텔은 신흥시장에 대한 효과적인 투자로 수익성과 성장성의 균형을 맞췄다는 점이, AT&T는 번들링 시너지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는 점이 각각 성패 요인으로 분석된다”며 “시장발전의 지연으로 위기에 몰린 통신사업자들이 시장확대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두가지의 방편을 찾고 있는 가운데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