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디지털 방송 시대, 그러나 소비자는 혼란스럽다?”
디지털 방송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지상파 디지털 방송은 이미 본 방송에 들어갔으며 차세대 뉴미디어 산업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도 내년께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뒤늦게 전송방식, 압축방식 등 디지털 방송을 둘러싼 기술논쟁이 과열돼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지상파 디지털 방송은 유럽식, 미국식 전송방식을, DMB는 멀티미디어 압축 방식에 대한 효율성을 놓고 논쟁이 그치지 않고 있다.
지상파 디지털 방송과 DMB 기술 표준과 서비스 현황은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본다.
◇지상파 디지털 방송, 유럽식이냐 미국식이냐=정통부는 97년 10월 지상파 디지털방송 전송방식으로 미국식으로 결정했으나 지금까지도 방송사·기술인연합회·시민단체 등의 재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전송방식의 차이는 방송신호를 방송사의 송신탑에서 각 가정의 TV로 신호를 실어 보낼 때의 형태 차이다. 미국식(8-VSB변조방식)은 전파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내는 반면 유럽식(COFDM 또는 계층변조방식)은 전파를 여러 개의 가닥으로 나눠보낸다.
한 덩어리로 보내면 고정된 곳에서 안정적인 화질을 확보할 수 있으며 나눠보내면 이동중에서 영상을 끊김없이 볼 수 있다.
집에서는 물론 이동중에도 고화질을 안정적으로 본다는 목표에서 보면 둘 다 흠을 가진 셈이다. 기술 외적인 요소도 마찬가지다. 국내에는 당초 정통부가 정한 미국식 방식에 따라 변조기와 셋톱박스가 공급됐다. 따라서 유럽식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송신소의 변조기와 함께 각 가정에 보급된 14만대 정도의 톱박스를 교체해야 한다. LG전자의 자회사인 제니스가 원천기술을 갖고 있어 미국시장 진출을 고려할 때 유리하다는 게 미국식의 장점이다.
반면 유럽방식 진영에서는 시청자의 편의를 우선 고려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전송방식 변경에 따른 시스템 변경 비용도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산업적으로도 미국 시장이 단일시장이나 유럽시장의 잠재력이 더욱 크다는 분석도 있다.
◇DMB 서비스와 표준=DMB는 한 마디로 이동 중에 비디오·오디오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방송 서비스다. 당초 정부는 기존 아날로그 라디오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디지털오디오방송(DAB)’이라는 이름으로 정책을 추진해오다가 비디오 채널까지 포함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한 DMB로 개념을 확장했다.
DMB는 전송 수단에 따라 각각 무료와 유료로 제공되는 지상파DMB와 위성DMB로 구분된다.
DMB 관련 기술 논쟁은 비디오 및 오디오 압축 규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DMB는 지상파와 위성을 막론하고 한정된 주파수 대역폭을 사용하기 때문에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압축, 전송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지난 6월 지상파DMB의 비디오 및 오디오 압축 규격으로 각각 MPEG4 AVC(MPEG4 파트10)과 MPEG4 BSAC을 채택한 바 있다. 최근 표준이 마무리된 AVC와 BSAC은 이미 널리 사용돼온 다른 MPEG 규격에 비해 압축 효율이 최고 2배 이상 높지만 새로운 표준인 만큼 상용 서비스가 지연될 것이라는 단점도 안고 있다.
따라서 현재 업계에서는 지상파 오디오 압축 규격으로 기존에 사용해온 뮤직캠(MUSICAM)과 삼성전자 등이 개발한 MPEG4 BSAC을 복수로 채택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위성DMB 표준과 대해선 정통부가 일본식 전송방식인 시스템E를 채택한 것과 관련해 지상파DMB 방식인 시스템A를 채택해야 위성과 지상파의 상호 호환이 가능하다는 반대 입장도 꾸준히 제기됐다.
시스템E와 A는 기술 우위적인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는 없으나 시스템E가 유럽에서 이미 널리 채택됐으므로 수출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기술 효율성 논쟁 과열…소비자 혼란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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