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머독, 중국에 규제완화 촉구…배경 관심

 세계적 언론 재벌인 루퍼트 머독 미디어코프 회장이 중국에 대해 “새로운 미디어·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정부에 대해 “지나친 규제를 피해야 한다”고 말해 일련의 발언 배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9일 AP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등 외신에 따르면 그는 8일 중국의 당 간부 양성학교인 베이징 소재 중앙당교에서 당 고위 지도자인 젠 큉홍 등이 참석한 가운데 행한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다국적 미디어그룹인 뉴스코퍼레이션과 위성TV그룹인 비스카이비(BSkyB)의 소유자이기도 한 머독 회장은 “중국이 개방됨에 따라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며 “중국내 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피해야 한다”고 당 지도자들에게 촉구했다.

 머독회장은 “중국정부는 급부상중인 사업들을 통제할만큼 강력하고 동시에 이 사업들의 성장을 억누르지 않을 정도로 영리한 규제 체제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과 영국이 지나친 규제를 통해 자국내 미디어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실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설에서 머독은 “열린 시장의 잠재력은 (공산당의) 권력 상실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90년대초의 발언과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여 중국에 대한 추파를 던지고 있다는 해석을 낳게 하고 있다.

 머독 회장은 지난 93년 “위성TV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전체주의 정권들에 대한 위협”이라고 발언해 중국 공산당 간부들을 격분시킨 후 그동안 줄곧 당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해왔다.

 뉴스코프는 3억4000만명의 TV시청가구수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이미 중국 광둥성내 60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 방송권을 갖고 있다.

 세계 방송 및 출판업체들은 최근 중국 공산당이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중국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AP는 이와 관련 중국 국영 TV의 한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뉴스코퍼레이션이 주식을 가진 스타TV가 현재 허용된 주장 삼각주 이외 지역으로 직접 방송하도록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해 머독의 기대와는 달리 규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