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각) 개막한 ’ITU 텔레콤 월드 2003’(텔레콤 월드)는 통신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 맞게 새로운 대안 찾기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이번 전시회를 주최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세계 통신 살리기(Helping the World Communicate)’라는 테마로 어려움에 직면한 통신 환경을 진단하고 통신 산업을 재건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요시오 우추미 ITU 사무총장은 개막식에서 “전환기를 맞은 통신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텔레콤 월드에 참석한 국가 수반·장관 및 주요 CEO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AT&T, 브리티시텔레콤, IBM, 삼성전자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업체들을 비롯해 52개국 900여 업체가 참석해 앞으로 정보통신업계를 먹여살릴 핵심 기술과 솔루션을 제시한다. 하지만 통신 시장의 불황 탓으로 참여업체는 지난 99년(1140개)보다 15% 가량 줄어들었다.
◇통신 부활 특명=이번 전시회는 침체에 빠진 통신 산업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이 3세대에 주파수 매입에 과도한 투자로 통신장비와 IT 구매에 대한 투자여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통신 시장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컨버전스와 유비쿼터스, 휴대인터넷 등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으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ITU도 전세계 다양한 포럼을 마련해 통신 시장의 어려움속에도 매출을 올리고 난관을 정면 돌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새로운 성장동력 찾아라=이번 전시회에 독립 전시관을 마련한 세계적인 IT업체들은 통신 산업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아이템을 제시, 새로운 도약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비스업체들은 유무선 통합에 따른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T의 경우 브로드밴드와 이동통신을 이용한 유비쿼터스 시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시장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간다는데 역점을 뒀다.
휴대폰업체들은 WCDMA 단말기, 스마트폰 등 새로 개발한 차세대 단말기를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인 유럽을 겨냥해 대거 전시한다.
장비업체들은 새로운 통신 환경에서 원할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망 구축 방안을 마련하고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ITU는 이를 위해 6번홀에 ’텔레콤빌리지’라는 별도의 전시관을 만들어 현재 통신서비스의 대안을 제시하고 기업들이 네트워크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한국 정보통신업체 우뚝=이번 전시회에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한국 정보통신업체의 약진이다. 지난 텔레콤월드까지만도 국내 업체들은 CDMA 종주국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관련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이기태 텔레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TN) 사장이 3G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데 이어 독립 전시관에서 유럽 시장을 겨냥한 WCDMA 단말기와 스마트폰, 시스템 등을 대거 전시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 참가기업중 삼성의 전시관 규모는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라며 “4년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삼성의 위상을 방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이번 전시회에 WCDMA로 대표되는 3G존을 비롯, 멀티미디어존, PDA존 등 섹션별 주제로 구성된 133평의 대규모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WCDMA 시연과 함께, 첨단 스마트 폰, 1시간 동영상 캠코더폰 및 다양한 GSM·GPRS 카메라폰 등 첨단 정보통신 제품을 선보이고 유럽 전역에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이미지 다지기에 나섰다.
KT와 KTF는 유비쿼터스 시대를 선도하는 도전적인 기업 이미지와 단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기업을 넘어 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밸류 네트워킹 컴퍼니’로 기업 비전을 제시했다. KT 관계자는 “AT&T 등 세계적인 유선 사업자들이 신사업 모델이나 신규 수익원을 제시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으며 이례적으로 전시회에 불참하거나 축소했다”면서 “KT는 세계 유일의 초고속인터넷 사업 성공 기업으로 정보통신의 발전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국관에 이센스테크놀러지 등 16개업체가 참가해 정보통신 강국 한국의 이미지를 깊이 새길 예정이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