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네트워크(NGN) 장비시장에 국산업체의 진입이 늘고 있어 향후 수천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 선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NGN 및 차세대 광전송장비 분야에서 국산업체들이 연이어 해외업체들을 제치고 공급권을 획득하며 선전하고 있다.
당초 차세대 네트워크장비 분야는 전세계 통신네트워크시장을 주도해온 북미 및 유럽업체들의 강세가 예상됐지만 최근 해외업체가 국내 통신사업자의 기술개발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국산업체의 진입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해외업체의 경우 간단한 소프트웨어 수정 작업을 위해서도 본사측과 길게는 한달여에 걸쳐 논의해야하는 것에 반해 국산업체들은 이같은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LG전자·삼성전자 ‘선방’=프리(pre)NGN 장비로 불리며 지난해에만 1000억원 규모에 달했던 액세스게이트웨이(AG)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KT가 실시한 입찰에서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가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제치고 가장 많은 공급량을 확보하며 주도권을 잡은 듯했으나 최근 KT가 실시한 개량개선평가에서 루슨트가 탈락, LG전자와 삼성전자 국산 2개사의 양강구도로 전환됐다.
LG전자 기간통신사업부 최돈호 상무는 “최근 실시된 개량개선평가 결과에 따라 적어도 내년초까지는 국산업체가 KT AG 시장을 독식하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NGN 시장 선점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 NGN서 ‘두각’=NGN 부대장비중 하나인 트렁크게이트웨이(TG) 분야에서도 국산업체의 진입이 이뤄졌다. KT는 최근 NGN 테스트베드 구축용 TG 입찰을 실시, 뉴그리드테크놀로지를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소프트스위치 부문 역시 제너시스템즈 등 벤처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KT는 특히 지난 6월 1차 NGN 테스트베드 장비 입찰을 통해 한국루슨트의 TG를 도입했으나 보다 원활한 NGN 테스트를 위해 대응속도가 빠른 국산업체만을 대상으로 이번 입찰을 실시했다.
◇광전송 분야도 국산 ‘우위’=차세대광전송장비인 다중서비스지원플랫폼(MSPP)장비 분야에서도 국산업체가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지난 상반기 MSPP 도입을 위해 몇몇 해외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평가시험(BMT)을 실시했던 KT는 평가 결과 어느 업체도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함에 따라 최근에는 아이티, 코위버 같은 국내 광전송장비개발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망=일단 게이트웨이·광전송·소프트스위치 분야로 이어지는 NGN 분야에서는 국산업체들이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NGN 기반 인프라에 대한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관심이 높고 이와 관련 국산업체들의 기술력과 대응속도, 제품화에 대한 의지가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루슨트 등 다국적기업들의 NGN 장비시장 선점 의지도 강해 마냥 낙관만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KT 통신망연구소 이상일 NGN팀장은 “해외업체는 국내 사업자의 개발요구에 대한 대응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국내업체들이 이를 잘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차세대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면 해외업체들이 더 적극적으로 국내 시장에 대응할 것인 만큼 이에 대비해 개발능력과 기술력을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기술력ㆍ대응속도 등 더욱 보완해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국산업체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