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하이엔드 시장에 주력하면서 시장점유율뿐만 아니라 이익과 판매단가에서 세계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다.
28일 노키아·삼성전자·모토로라·LG전자·지멘스 등 세계 톱5 휴대폰업체의 올해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한국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는 판매단가 1위와 매출 및 영업이익 2위를 차지한데 이어 LG전자가 판매단가 2위, 매출 4위에 올라 주요 성장성 측면에서 세계 유력 휴대폰 업체들을 앞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민후식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한국 양대 휴대폰 기업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3분기에 확인했다”며 “중·고가 프리미엄 시장 고수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휴대폰업체들이 중가 이하 시장에서도 기회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LG 상위권 ‘싹쓸이’=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1497만대)는 3위, LG전자(760만대)는 5위를 재탈환했다. 하지만 매출액에선 삼성전자(29억달러)가 모토로라를 누르고 3분기 연속 2위에 올랐으며 LG전자(12억달러)는 지멘스를 누르고 처음으로 4위에 등극했다.
한국 업체들이 이처럼 판매량 대비 매출액이 높은 이유는 고기능 하이엔드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당 평균 판매단가(ASP)에서 194달러, 156달러를 기록, 이 부문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김운섭 삼성전자 전무는 최근 열린 투자설명회(IR)에서 “노키아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반면 삼성은 이익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내년 삼성의 ASP가 올해보다 3%P 가량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에서도 삼성전자는 22%를 기록, 노키아(22%)와 함께 수위를 기록했으며 LG전자(5.8%)가 뒤를 이어 3위에 올랐다.
◇‘한국 성장 가능성 높다’=국내 업체들의 고성장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2∼3년간 세계 휴대폰 시장 침체속에도 20∼30% 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여온 국내 업체들은 내년도 휴대폰 시장에 처음으로 5억대를 넘어설 전망이어서 더욱 성장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카메라폰 등 새로운 국면에서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하이엔드 시장에 치중하며 전세계 휴대폰 가격 하락과 원화 절상 등의 외부적인 압력을 신제품 개발 능력으로 흡수했다는 평가다. 카메라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내년에 삼성전자는 교체 수요를 기반으로 13∼14% 시장점유율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LG전자는 2000년대 들어 매년 80%가 넘는 고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세계 휴대폰업체중 가장 높은 성장율을 기록중이다. 올해 세계 시장점유율 5%대에 진입한데 이어 내년에는 7∼8%대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 연구원은 “LG전자 전체 출하물량의 20%대에 불과한 GSM 단말기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LG전자 휴대폰 사업부문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져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톱5’ 시장 지배력 높아져=한편 국내 업체들의 고성장과 세계 최강 노키아의 건재로 톱 5의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톱 5는 3분기에 80.6%의 시장을 점유해 2분기보다 8%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휴대폰 시장의 성장 요인으로 브랜드 파워와 신모델 개발 능력이 부각되면서 앞으로 이같은 추세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김익종 기자 ijkim@etnews.co.kr>
톱5 휴대폰업체 3분기 실적 집계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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