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 `빅3` 떨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PS2와 전용 소프트웨어이 출하 대수

 ‘소니, 너마저도…’

 지난주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가 2분기 실적발표를 하던 날, 게임업계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고전을 면치못하는 동안에도 나홀로 가정용 게임업계에서 승승장구하던 소니의 이익 폭이 격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세계 가정용 게임업계에 암운을 드리울지 모른다는 우려를 보여준 것이다.

 SCE는 그동안의 수익 원천이던 게임 소프트웨어(SW) 판매가 급감해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고 밝혔다.

 세계 가정용 게임시장에서 빅 3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규모가 거의 포화상태에 다다랐고 차세대 게임기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재의 게임기 내용이 복잡해져 일부 마니아만이 수요층이라는 지적도 일단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게임시장에서 이제 소니, 닌텐도, MS 등 빅3들은 ‘차세대 게임기’ 개발과 ‘게임 SW 의존전략’의 전면 수정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

◇줄줄이 실적 악화=SCE의 올 2분기 실적은 현 시장의 위기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SCE가 자랑하던 게임부문 영업이익률이 무려 91%나 급감했다. 플레이스테이션(PS)2의 판매대수가 일본과 유럽에서 급락해 제조원가 절감의 필요성 마저 제기됐다.

 SCE 고위 관계자는 “순전히 게임부문의 부진이 전체 사업부진으로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특히 “PS2용 게임 SW 판매가 감소해 당초 기대하던 연간 생산 출하량 2억400만개 가운데 850만대는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닌텐도 역시 올 상반기 결산에서 매출 전망을 200억엔이나 하향 수정했다. 자사의 ‘게임큐브’ 전세계 판매계획에서 본체 및 SW 판매가 동시에 급감한 것이 이유다.

 MS의 ‘X박스’는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의 출하대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41% 증가했지만 ‘첫 출시=신규 수요 증가’라는 업계 법칙을 적용해 볼때 성에 차지않는 수치임이 분명하다.

◇가정용 게임시장, 성장은 끝나는가=게임업계는 지금까지 게임기 본체는 비록 수익을 내지못하더라도 보급에 주력하고 그 후 SW로 크게 돈을 끌어모으자는 수익 구조를 택해왔다. 다른 회사에 비해 본체의 이익률이 높다고 평가돼온 SCE조차도 PS2 사업 이익 전체의 80% 정도가 SW며 하드웨어(본체)이익은 나머지 2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본체 판매에서부터 난관에 직면한 닌텐도와 MS는 말할나위없고 SCE 역시 PS2 보급의 정점이 지난 지금 수익의 핵인 SW 판매 감소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크리스마스 대목을 기대하고 있지만 게임SW시장의 축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형편이다. 휴대폰 등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신규 서비스시장에 많은 고객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각사별 대응과 전망=소니는 본체 내장형 DVD 리코더에 게임 기능을 집어넣은 ‘PSX’를 연내 출시한다. 판매는 모기업인 소니가 맡아 비록 가전사업의 일환이 되지만 틈새시장 공략 효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또한 SCE는 PS2 전용 디지털 카메라를 접속시켜 TV 화면에 자신의 모습이 나타난 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장르의 게임기를 연내 출시, 신규 수요를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닌텐도는 불과 수 분에 끝나는 간단한 퍼즐을 모은 SW 등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신규로 내놓을 예정이다.

 지금으로서는 향후 2∼3년 후로 예상되는 차세대 게임기 출시까지 각사가 수익을 어떻게 유지하면서 동시에 SW 의존전략에 변화를 주느냐에 따라 시장 지배구도가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 대세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