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각당의 ‘IT 스타’ 영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빈자리’가 많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치열한 물밑 영입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나라당도 참신한 신진인사의 비례대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각 당은 전문성을 확보한 인사의 발탁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높아 IT 및 벤처인을 포함한 경제계 인사를 비롯해 학계 인사 등과 비공식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한나라당 영입인사위원회 관계자는 “비례대표 구성에서 IT, 과학기술 정보통신분야 전문가들을 중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으며, 우리당 관계자 역시 “IT계 인사 등 경제계 전문가에 대한 국민의 욕구를 반영, 이 분야 인사 영입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당은 비중있는 경제계 인사나 유명세를 탄 벤처인을 대상으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으며, 자천 타천의 인사들을 놓고 인물분류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공개된 우리당 1차 외부영입 인사에는 안병엽 전 정통부장관, 문용식 나우콤 사장, 한행수 삼성홈E&C회장 등이 정보통신, 경제분야에서 포함됐다.
문 사장은 청년개혁연대 활동을 통해 일찌감치 정치에 발을 들인 인물로 마포지역 출마가 점쳐진다. 한 회장은 마산 출신으로 삼성전자·삼성중공업 등을 거쳤고 경기 화성 출신인 안 전장관은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어 정통부 장관을 거쳤으며 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총장을 맡고 있다. 우리당은 윤동윤, 오명 씨등 전직 정통부장관을 비롯한 전직관료들과도 접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상철 전 정통부 장관을 영입하기 위해 접촉해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한나라당 역시 정치적 상품성이 높은 이 전장관 영입을 위해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특히 경제가 어려운 대구경북지역 출신의 경제전문가를 발굴하는 데 신경을 쏟고 있다. 연말 개각설이 나도는 가운데 진대제 정통부 장관의 차출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과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단골로 거론되는 벤처 스타들도 주목 대상이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 이재웅 다음 사장, 조현정 비트컴퓨터 사장 등이 참신한 이미지와 전문성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에서 눈독을 들이는 IT기업인으로는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 김동연 텔슨전자 부회장 등도 꼽힌다. 자수성가로 일가를 이뤘고 상대적으로 젊고 개혁 마인드를 갖췄다는 점에서 현 정권과 코드가 맞는다는 이유다. 물론 본인들은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정치권의 치열한 영입열기와는 달리 기업인들의 분위기는 완연히 다르다. 최근 터져나온 기업들의 비자금 사건으로 기업인들이 정치권과의 공개적인 접촉을 꺼리는 등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적극적으로 전문가를 영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각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나라당 기업인 출신의 한 의원은 “요즘 같은 분위기로는 기업인들과 얼굴을 마주대하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리당에서 IT경제인 분야 영입을 담당해온 한 의원은 “현재로선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업인들이 국회에 진출할 분위기가 아니다”며 “11∼12월 기업별 인사 이후 자리가 조정되면 지명도가 있는 인사를 중심으로 영입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정권말기 잇따라 터진 벤처비리 사건으로 벤처인들의 참신한 이미지와 인기도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