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자업계가 2년만에 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최근 속속 발표된 일본 9대 전자업체들의 상반기(4∼9월) 실적발표를 종합, 집계한 결과 총 266억엔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지난 2001년 상반기 이후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총 229억엔의 손실을 보인 것과 비교할 때 확연한 성장세 전환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 4개사 흑자폭 늘려=상반기중 이익을 기록한 기업은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마친 마쓰시타전기를 비롯, NEC·샤프·산요전기·소니·히타치·미쯔비시 등 총 7개 기업이다.
이 가운데 마쓰시타·NEC·산요·샤프 등 4개사가 지난해보다 이익규모를 늘렸으며 소니·히타치·미쓰비시 등 3개사는 이익폭 감소를 기록했으나 2년 연속 흑자 기조 유지에 성공했다.
LCD TV, 디지털 카메라, 휴대폰 등 디지털 가전기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이들 업체의 흑자기조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큰폭의 성장을 기록한 회사는 샤프로 상반기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75%증가한 585억엔으로 7년만에 과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회사 마치다 가쯔히코 사장은 “LCD TV는 세계적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2년내 세계 수요가 12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카무라 구니오 마쓰시타 사장도 “특히 올해 LCD TV 판매율 신장이 순익확대에 지대한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 마쓰시타·산요 흑자반전=지난해 적자였던 마쓰시타와 산요전기의 경우 이같은 호조가 이어질 경우 2003회계년도 최종 결산시 흑자로의 반전이 확실시 되고 있다. 마쓰시타의 전체 매출규모는 큰 변동이 없었으나 DVD리코더· PDP TV 등 디지털가전품의 판매증가로 상반기에 순익흑자를 기록, 연간 순익흑자가능성을 고조시켰다.
산요전기는 상반기중 순익규모가 전년동기대비 3배로 확대되면서 연간 순익규모에서도 255억엔의 흑자전환을 예고했다.
◇ 소니·히타치 흑자폭 감소=소니는 신제품 투입이 늦어지면서 상반기중 큰폭의 순익감소를 겪으면서 지난 29일 인력조정, 디지털 가전사업의 강화 등을 골자로한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히타치 역시 30일 일렉트로닉스 부문에 역점을 둔 사업 구조 재편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1474억엔의 적자를 기록한 후지쯔는 이번 회계 연도에 적자 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역시 585억 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도시바도 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일본의 9대 전자 메이저들 가운데 8개사 모두가 1분기(4∼6월)보다 2분기(7∼9월)에 실적이 호전되면서 전자업종의 경기회복사를 반영했다. 이들 9개사의 매출 총액은 전년 동기보다 2.1% 늘어난 23조7400만엔이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9대 업체 상반기 순익 합산 266억엔 달해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일본 주요 전자업체 올 상반기 결산과 2003년 실적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