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시니어](19)엠엠씨 강기원 책임연구원

 무선랜장비 전문업체인 엠엠씨테크놀로지(대표 홍승억)의 강기원 책임연구원(35)은 지난해 2월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지난 99년 5년간 몸담았던 대기업을 나와 중소벤처기업인 엠엠씨로 자리를 옮긴 후 처음으로 KT BMT를 통과하는 기쁨을 누렸던 순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엠엠씨에 합류한 후 첫 업무였던 블루투스 프로젝트가 시장 활성화 지연으로 인해 중단됐던 아픔을 겪었기에 그 기쁨은 두배였다.

 지난 99년 9월 엠엠씨에 합류한 강 연구원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과제는 블루투스 액세스포인트(AP) 및 USB 동글 개발. 97년 설립 이후 줄곧 외부 개발용역사업을 주로 해오던 엠엠씨가 처음으로 자체 개발사업을 위해 선택한 것이었다. 하지만 블루투스라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시기였기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게다가 대기업과는 여러면에서 다른 벤처기업의 연구환경도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웠다.

 “처음에는 환경도 다르고 분야도 생소해 많이 어려웠지만 회사 선후배들과 함께 밤을 새워가며 블루투스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아내로부터는 하숙생 안받는다고 볼멘소리를 들을 정도였으니까요.”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첫 개발사업은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예상보다 블루투스 시장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일어나지 않았던 탓이다. 결국 회사는 지난 2001년 2년여를 투입했던 블루투스 개발사업을 접었다.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동안 노력한게 너무 아깝더라구요.”

 당시를 설명하는 강 연구원의 얼굴에는 아직도 안타까움이 남아있다.

 하지만 안타까움도 잠시, 이후 강 연구원은 역시 차세대 성장아이템으로 주목받던 무선랜으로 개발 방향을 돌렸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 2001년 중반 본격적인 무선랜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초 KT가 실시한 ADSL모뎀 통합형 AP 부문 BMT를 통과하며 KT시장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회사 차원에서도 개발용역외에 독자 개발 제품을 통한 첫 매출이었다.

 “그때 마침 BMT가 설 연휴와 겹쳐 있어 쉬지도 못하고 매달렸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너무 기뻤습니다. 블루투스 사업 실패로 인한 아쉬움을 한순간에 날려버렸죠”

 요즘 50Mbps 속도를 지원하는 IEEE802.11a/g 등 차기 무선랜 제품군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강 연구원은 앞으로도 계속 무선랜 솔루션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무선랜 연구를 하면 할수록 무선랜의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확신이 섭니다. 앞으로 단순한 무선랜 접속장비 뿐 아니라 다양한 응용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