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가 해외 전자업체들이 중국산 전자부품을 보다 자유롭게 구매하도록 이달부터 100% 외국인 지분이 보장되는 부품조달전문업체의 중국현지 설립을 허가하기로 결정했다고 EE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번 중국의 개방조치로 아시아와 미국, 유럽의 IT제조업체들은 중국산 부품구매에 따른 물류비용과 납기를 크게 줄이고 중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의 해외수출은 더욱 활기를 띄게 될 전망이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외국기업이 자국에서 생산된 전자부품을 구매할 경우 서류심사에서 선적관리까지 반드시 중국의 무역담당 관청을 거치고 현지 수출업체와 계약하도록 의무화했다.
값싼 중국산 부품에 의존도가 높은 여타 국가의 IT제조업체들은 중국정부에서 지정하는 수출업체의 물류스케줄에 맞춰 부품을 선적하고 값비싼 수수료를 지불하는 과정에서 납기와 원가를 맞추느라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국계 조사전문업체 i서플라이는 외국업체의 중국내 부품조달업체 설립이 완전히 자유화되려면 향후 몇 달의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이미 델컴퓨터와 HP, 모토로라, 필립스 등 유명전자업체들은 자체 부품구매를 담당할 부품조달전문업체를 심천지역에 설립할 의사를 밝혀 왔다고 설명했다.
외국기업이 중국현지에서 조달부문을 직접 관리하게 되면 중국정부의 인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독자적인 부품조달이 가능해져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EE타임스는 전했다. 또 해외업체들이 중국산 부품을 조달할 때 관청에서 지정하는 현지 수출기업을 위해 따로 내온 부가세(VAT)도 대폭 감면받게 된다.
i서플라이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우는 “중국의 전자부품업체들은 수동소자와 커넥터, 보드, 금속, 플라스틱 등의 생산원가와 품질면에서 글로벌 OEM이 되기에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규제완화로 중국산 전자부품이 세계 IT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나고 중국은 국제경제질서에 더욱 빠른 속도로 편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IBM의 경우 지난해 무려 35억달러어치의 전자부품과 자재를 중국에서 구매하는 등 중국산 부품에 대한 외국 IT제조업체들의 의존도는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WTO가입에 따라 내년 12월까지 수출입 전문기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소유제한을 철폐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