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업체, 글로벌 제휴 국내 시너지효과 있을까.’
최근 다국적 통신장비업체 간에 본사 차원의 글로벌 제휴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국 시장에서도 시너지효과가 일어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토털솔루션 확보=올들어 제휴를 발표한 곳은 루슨트-주니퍼, 루슨트-맥데이터, 시스코-IBM·HP·EMC, 스리콤-화웨이 등을 비롯해 지난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어바이어-익스트림 등으로 모두 자사가 갖지 못한 제품군을 타사와의 제휴를 통해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광전송 및 음성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루슨트는 IP네트워크부문 강화를 위해 주니퍼와 손잡았으며 스토리지네트워크 시장 공략 차원에서 SAN스위치업체 맥데이터와 제휴를 맺었다. 시스코도 SAN스위치사업을 위해 스토리지시스템업체인 EMC·IBM 등과 협력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제휴를 맺은 어바이어와 익스트림도 각각 인터넷전화(IP Telehpony)와 기가비트스위치 솔루션을 상호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기적인 효과는 미지수=이중 몇몇 업체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일부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루슨트와 주니퍼는 국방부와 행정자치부 등에 장비를 공동 공급했으며 현재 통신사업자쪽으로 영업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시스코도 스토리지시스템업체의 한국 지사가 공급하는 제품에 자사의 SAN스위치 모듈을 함께 공급하며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몇몇 장비공급건에 그치고 있어 장기적인 시너지효과 여부는 미지수다.
◇교통정리 필수=다국적업체의 제휴가 한국에서도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내 지사간의 원활할 커뮤니케이션 체제 구축이 관건으로 지적된다.
대부분 두 회사가 서로의 제품을 시장에 상호 공급하는 형태인 만큼 국내 영업시 ‘교통정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국내 유통사를 통한 간접영업에 치중하는 다국적업체의 경우는 지사뿐 아니라 유통사측면에서도 적절한 조정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서로 다른 회사에서 개발된 장비를 공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호환성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기술지원 측면에서도 사전 노력이 요구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다국적 업체의 현금 보유고가 예년만 못해지면서 인수합병(M&A)보다는 제휴를 통해 부족한 솔루션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은 제휴가 한국에서도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각 지사간에 수많은 사전 회의를 통한 조율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