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디지털TV 산업 육성 효과

 세계 최강의 디지털 방송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밑그림이 그려졌다. 오는 2007년까지 총 7600억원(정부출연금 6790억원, 민자 750억원)을 투입, 디지털 방송산업과 관련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인력양성 및 인프라 구축을 통해 디지털 TV 1위 국가로 부상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선진국은 물론 지구촌 모든 국가들이 아날로그 방송에서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디지털TV산업을 한국경제호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는 우리정부의 구상은 가닥을 제대로 잡은 정책이라고 본다. 디지털TV산업이 미치는 파급효과와 새롭게 열리게 될 시장규모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디지털TV 수상기 세계 시장규모만 해도 오는 2005년 220억 달러, 2006년 330억 달러, 2007년 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들이 전망하고 있다. 내수 시장도 만만치 않다. 오는 2004년 170만대(2조2600억원), 2005년 240만대(3조6000억원), 2006년 345만대(4조6000억원), 2007년 375만대(4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예측할 정도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 파급효과도 엄청나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소프트웨어·OS, 홈서버, 배터리 등 산업은 물론이고 t커머스와 t거번먼트 등 서비스 측면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가 ‘디지털TV 실행계획안’을 예의 주시하면서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 구상대로 오는 2005년까지 지상파 등 3대 주요 방송매체의 디지털 방송 전국망이 완성되고, 2004년과 2005년에는 데이터방송과 DMB가, 2007년에는 t정부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실시되면 관련산업은 물론 사회 문화적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디지털TV 시장점유율 30% 이상이라는 우리의 목표가 달성될 경우 디지털TV 생산 23조원, 수출 137억달러, 생산유발효과 218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75조원 달성과 더불어 연인원 108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두는 등 세계 최고의 디지털 방송국가로 거듭나게 된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다양한 방송매체를 통해 고품질 방송을 송수신하는 고화질 방송과 지상파·위성DMB 서비스 등 개인형 방송 그리고 3차원 방송을 주축으로 하는 실감 방송 관련 기술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라디오 주파수 재배치를 통해 FM 방송 청취자를 DMB 방송 청취자로 전환하고, 특별 소비세 인하 및 다양한 번들 상품을 개발해 디지털TV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시장 육성전략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재교육과 TTA 및 ETRI의 표준 및 특허 관련 교육 기능을 확대해 국제 표준 및 특허 전문가를 양성하고, 디지털 방송 전문 석사제를 도입하겠다는 인력양성 계획도 정부구상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더 큰 문제는 부처간 의견 조율이다. 그동안 사사건건 대립하던 정부 부처가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주목받는 디지털TV 부문에서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어찌됐든 세계적으로 초기단계인 디지털TV산업 육성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세부 실천계획의 확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디지털TV산업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혜지를 모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