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매트릭스

발생·성장·생성의 모체, 기반, 자궁, 세포간 물질, 바탕, 인쇄의 자모형, 원형, (수학에서의)행렬···

 지난 1999년 첫 소개된 이래 세계적 화제를 모았고 5일 전세계에서 동시 개봉된 3편을 통해 팬들의 엇갈린 평가를 얻고 있는 영화 ‘매트릭스(matrix)’의 사전적 의미다. 단어 ‘매트릭스’는 어머니를 뜻하는 라틴어 ‘mater’와 ‘ix’가 결합해 자궁, 또는 모체란 뜻으로 됐다.

 영화 ‘매트릭스’는 그 모든 사전적 의미를 다 담고 있다.

 이 영화에선 인류가 더이상 자연적으로 태어나지 않고 인공지능들의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 기계도시에는 인류를 배양하는 매트릭스의 벌판이 펼쳐져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제어하고 있는데도 인간들은 피상적 매트릭스만 볼 뿐이다.

 매트릭스는 가상 현실, 즉 컴퓨터가 만든 꿈의 세계다. 진실을 못보도록 눈을 가리는 세계이자 감각을 마비시키고 인간을 마음의 감옥에 빠뜨린다.

 모피아(로렌스 피시번 扮)가 말한 것처럼 매트릭스는 방안에도 있고, 창밖에도 있고, 출근때도 느껴지고 세금 낼 때도 느끼게 된다. 그는 매트릭스의 구원자인 네오(키애누 리브스扮)에게 그것을 직접 봐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제작자의 메시지 중에 “매트릭스 속에서 프로그래밍된 존재인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숨어 있음도 빠뜨릴 수 없다.

 영화 매트릭스 속에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영화 ‘큐브’,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만화 드래곤볼, 이연걸의 홍콩쿵후 액션, 영화 슈퍼맨과 터미네이터 등이 녹아있다. 특히 사이버와 미래세상에 대한 풍부한 성찰이 숨겨져 있다.

 최근 매트릭스 열풍이 이는 가운데 청소년들 사이에는 영화등장 배우의 액션 따라하기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수능시험을 마친 대입 수험생들을 포함한 청소년들의 매트릭스 열풍을 즉물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메시지는 ‘현실속에서도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매트릭스의 진실을 놓치지 말라’는 경고일 것이다.

 <이재구·국제기획부장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