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윤창번 사장 `친정` 강화

 하나로통신이 책임·자율경영을 기치로 임원급 대폭 축소와 함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 본격적인 제2의 창업에 나섰다.

 하나로통신(대표 윤창번)은 10일 사업부문별 책임경영을 구현하기 위해 부문장 제도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존 3부문 24실 108팀의 조직은 4부문 22실 67개팀으로 재정비했고, 17명이던 상무보급 이상 간부직도 8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이번 인사로 이사급이상 임원급 또한 종전의 49명에서 27명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다만 윤 사장이 취임이후 누차 밝힌 대로 임원 축소와는 별개로 사원들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이번 인사에서 배제했다. 하나로통신은 특히 이번 조직개편에서 △부문별 책임과 자율경영체제 구축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 △고객우선 경영 △투명한 경영실현 등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조직개편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전략부문장(CSO)·고객부문장(COO)·재경부문장(CFO)·기술부문장(CTO) 등 4개 부문장 제도의 신설이다. 그동안 최고경영자에 집중됐던 책임과 권한을 부문장들에게 상당부분 위임함으로써 부문별로 자생력을 갖추려는 목적이다.

 전략부문은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과 신사업 기획, 중장기 비전 수립 및 대외협력 업무를, 고객부문은 기업·개인 영업을, 기술부문은 망구축·관리 및 유무선통합기술 개발 업무를 각각 전담하게 된다. 특히 부문장 제도는 SK텔레콤이 일찌감치 도입, 운영해오던 조직구조로 윤 사장과 사돈관계인 SK텔레콤의 김신배 전무로부터 다소 조언을 얻은 것으로 보여 흥미를 끌고 있다. 또한 구조조정·투비모델·변화관리 등 3대 경영 역점과제를 선언한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변화관리실을 사장 직속으로 격상시킨 점도 흡사한 대목이다.

 외자유치에 이어 이번 조직개편을 물밑에서 조율해온 서정식 변화관리실장이 새로운 실세로 떠올랐다. 하나로가 앞으로 ‘젊은 피’ 수혈을 통한 신진 대사에 적극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4개 부문장 가운데 CTO로 선임된 이종명 부사장 외의 나머지 3개 부문장은 외자와 협의를 통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키로 한 것은 윤 사장의 조직쇄신 의지와 더불어 AIG·뉴브리지 등의 경영권 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여서 눈길을 끈다.

 외자유치후 하나로통신은 기간통신사업자 가운데는 처음으로 외국인이 경영권을 갖는 지배구조로 탈바꿈함으로써 조직정비 등 첫 출발부터가 관심사인 것이다. 하나로통신은 또 이번 조직개편을 계기로 감사실의 권한도 대폭 강화, 투명경영을 위한 내부 자율규제 활동에도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윤 사장은 “이번 조직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부문별 전문화와 자율·책임경영”이라며 “중장기 경영평가지표 및 성과지표 도입을 통해 평가보상체계, 인사제도 개선 등을 적극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종명 부사장을 제외한 전무급이상 전 임원들은 후진을 위해 자회사 등으로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