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가 해외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 법안을 승인할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실리콘밸리 업체들이 최대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실리콘밸리 10대 기업들은 300억 달러 이상의 누적 해외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과도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이 돈을 미국으로 갖고 오지 않았다.
새너제이머큐리뉴스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의회에 제출된 세금 감면 프로그램에 따라 이 돈을 미국으로 들여올 경우 최대 90억달러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업계단체 테크넷의 릭 화이트 회장은 “대형 기술 업체들은 미국으로 들여오고 싶은 돈이 있지만 높은 세율 때문에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수익을 미국에 갖고 오는 기업들은 해외에서의 세금 외에도 최고 35%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같은 부담 때문에 기업들은 돈을 해외 사업체로 다시 보내거나 미국 이외 지역에 투자하기도 한다.
의회는 현재 HP, 오라클, 인텔 등 50개 이상의 주요 기업 및 업계 단체의 종용으로 기업들에 1회에 한해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주 상원 금융위원회를 통과한 한 법안은 해외 수입 세율을 1년 동안 5.25%로 낮출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법안 지지자들은 세금 감면 혜택을 줄 경우 최대 3000억달러가 미국으로 유입돼 일자리 창출 및 경기 진작 효과가 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 법안은 연방정부 세입을 최대 150억달러나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세금 감면이 실제 효과가 있을지, 단순히 미국 기업들이 자금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해주는 데 그칠지는 불확실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얼마나 많은 해외자금을 본국으로 보낼지, 그리고 이 돈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린다.
HP는 해외투자 수익이 145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HP는 이중 얼마를 미국으로 들여올지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지난 5월 배포된 JP 모건 체이스 뱅크 보고서는 S&P 500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적어도 3000억달러가 미국으로 되돌아 올 것으로 추산했다. 분석가들은 28개사를 인터뷰해 이 중 절반은 자금을 이용해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임을 발견했다. 다른 용도로는 설비 투자나 연구개발 투자 등이 꼽혔다.
일부 기술 업체들은 이 방안을 지지하면서도 자금이 충분해 해외 수익을 미국으로 갖고 올 필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스코는 25억달러의 해외 수익을 보유하고 있지만 부채도 별로 없고 현금 및 유동자산이 85억달러나 돼 돈을 들여올 필요가 없는 상황. 31억 달러의 누적 해외 수익을 갖고 있는 오라클도 이 법안을 지지하지만 현금이 충분하고 차입금도 거의 없어 실제로 해외 자금을 갖고 올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해외 자금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솔렉트론은 지난해 국내에서 38억달러의 적자를 봤다. 그러나 이 회사는 해외 자회사들을 통해 2억67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려 누적 해외 수익이 거의 6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솔렉트론의 레슬리 구아디노 이사는 이 중 상당액을 미국으로 갖고 오고 싶다고 밝혔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