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
화웨이, TCL 등 중국 대형 전자 업체들이 해외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과의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화웨이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시스코와의 라우터 기술 특허 분쟁을 타결한 데 이어 해외 유력 IT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미 화웨이는 지난 3월 스리콤과 라우터 및 스위치용 기업 솔루션을 생산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두 회사는 중국 동부 항저우에 자체 생산시설도 마련한다.
화웨이는 또 독일 지멘스와 3세대 휴대폰을 공동 개발하는 한편 인피니온과도 W-CDMA 휴대폰용 칩세트를 공동 생산키로 했다.
유럽뿐 아니다. 일본 NEC와 마쓰시타와도 3세대 이동통신 R&D 전문회사를 합작 설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선 등 미국기업과 공동연구소를 갖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기업성적표까지 공개하면서 신뢰회복에 힘쓰고 있다. KPMG, PwC 등 해외 유명 회계업체에 감사를 맡기고 언론에 대한 정보 공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중국의 2위 TV 생산업체 TCL 역시 비슷한 케이스다. TCL은 최근 프랑스 톰슨과 TV사업부를 합병, TV 및 DVD 등을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통신장비 업체 ZTE도 해외 업체들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TCL과 다른 중국업체들은 이미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와 셋톱박스와 다른 장비를 생산하는 게약에 서명해 이같은 제휴를 통해 또다른 도약을 하려는 전략은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느낌까지 주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전략은 결국 해외 유명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첨단 기술을 받아들이는 한편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선진국 시장에 거점을 마련한다는 데로 귀결된다. 반면 선진 외국업체들은 중국의 저렴한 생산력을 이용하고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면서 윈윈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