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메일 `무풍지대`는 없다

휴대폰·메신저·블로그까지 무차별 공격

 “인터넷·휴대폰·블로그 등의 새 통신 수단들이 스팸때문에 무용지물이 될지 모른다.”

 스팸이 e메일뿐 아니라 휴대폰 문자메시지(SMS), 인스턴트메신저(IM), 블로그 등에 무차별적으로 파고들면서 각국 정부 및 기업들은 이에 대응, 관련 법 제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최근 휴대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문자메시지가 새로운 스팸 창구로 떠오른 것은 물론 IM, 블로그 등 인터넷의 새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에도 스팸이 밀려들고 있다.

◇IM사용자들 스팸에 시달려=IM 사용자들은 최근 무작위로 광고성 인스턴트 메시지를 보내는 ‘스팸 인스턴트 메시지’, 이른바 ‘스핌(spim)’에 시달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특히 인스턴트 메시지 스팸은 사용자가 개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스팸 메일과 달리 컴퓨터 화면에 무조건 떠오르기 때문에 더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기업들은 스핌을 막기 위해 IM 자체를 차단하거나 허가된 사람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시도하고 있으나 이는 IM의 효용성 자체를 떨어뜨리는 문제를 안고 있다.

◇블로그도 예외없다= 또 최근 1인 미디어로 각광받고 있는 블로그들도 답글 형태의 스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스팸 답글’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나 발신자는 비아그라 등을 파는 스팸업자들이다. 소프트웨어 로봇이 자동으로 붙이는 이런 답글은 검색 엔진에 자신들의 상호가 표시될 가능성을 더 크게 하는 역할도 해 쉽사리 없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스팸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와 생산성 저하를 막기 위해 각 정부 및 기업들은 스팸 차단을 위한 법적·기술적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국 정부 기업 대응 서둘러=유럽연합(EU)은 최근 휴대폰 사용자의 허가를 미리 받아야 광고 SMS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사생활 보호법을 제정했다. 15개 EU 회원국과 10개 가입 예정국에선 각 나라 실정에 맞게 형량을 정한다. 호주도 스팸 문자를 보내는 개인에는 3만달러, 기업에는 15만달러 정도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법안 제정을 추진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AOL, 야후 등 주요 IT 업체들도 IM 스팸 퇴치에 적극적이다. AOL은 메시지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보내는 사람이나 소프트웨어를 감지할 수 있는 ‘보초’ 프로그램을 작동하고 있다. 인터넷 업체들은 “IM은 e메일에 비해 통제가 쉬운 구조이므로 스핌 근절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직접마케팅협회(DMA)는 “6개월 내에 IM 마케팅에 관한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합법적 마케팅 업체들은 IM 마케팅에 회의적이다”고 밝혔다.

 한편 블로거들은 스팸 답글 작성자가 나타나면 같은 블로그 소프트웨어를 쓰는 모든 블로거들이 스패머를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블로그 소프트웨어 ‘무버블 타입’의 개발사 ‘식스 어파트’는 스팸 답글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