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제조업체-인터넷포털, `무선콘텐츠` 손잡는다

서비스업체와 주도권 경쟁 할수도

 휴대폰 제조업체가 인터넷 포털업체와 제휴를 맺고 이동전화서비스업체의 수익원인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제공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서비스·제조업체간 무선인터넷 콘텐츠서비스를 놓고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휴대폰업체는 최근 다음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닷컴 등 인터넷포털업체와 잇따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게임·아바타·문자메시지 등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자사 휴대폰 사용자에게 이동전화서비스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외견상 고객 끌어안기 차원이기는 하나 서비스사업자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측면과 추후 돈 되는 사업의 경우 포털을 앞세워 진출하겠다는 구상을 내보인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서비스업체와 제조업체간 파워게임 양상으로 발전할 수도 있어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그동안 이동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이뤄져온 무선인터넷 콘텐츠서비스에 휴대폰 업체가 직접 나섬에 따라 이들 업체간 주도권 경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휴대폰 제조업체가 서비스사업자와 경쟁구도로 갈 것인지에 대해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다음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번주부터 다음 사이트를 통해 애니콜 전용 폰게임 서비스에 들어갔다. 삼성 애니콜 휴대폰 사용자는 다음의 폰 게임 메뉴에서 70여종의 애니콜 전용 게임을 직접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음과 제휴로 애니콜 전용 사이트인 애니콜랜드 가입자 300만명에 국한됐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애니콜 사용자 1500만명으로 확대하는 효과를 볼 것”이라며 “휴대폰업체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객의 로열티(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다음 외에도 NHN 등 여타 인터넷 포털업체와도 제휴를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애니콜랜드를 세계적인 최대 휴대폰업체인 노키아의 무선포털사이트인 노키아클럽을 능가하는 포털사이트로 만들기 위해 매년 막대한 자금을 투자,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어 이와 관련,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LG전자(대표 김쌍수)도 이달부터 네이트닷컴에서 LG 싸이언의 아바타를 다운로드하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문자메시지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에 들어갔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서비스는 싸이언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며 “이동전화서비스업체와 윈윈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준비중”이라며 말했다.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은 휴대폰 제조업체의 주요 수익원중 하나인 무선인터넷 서비스 영역 침범을 경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휴대폰업체가 서비스업체와 플랫폼에 상관없이 자사 고객만을 대상으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